▨… 4·11총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뜨리고 새누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이변을 낳았다. 아마도 그 결과에 대한 불만의 표출일 것이라고 짐작되지만, 총선이 끝나면서 인터넷엔 이자스민씨에 대한 헐뜯기 공격이 난무하고 있다. 필리핀 출신의 결혼 이주 여성인 이자스민씨는 1998년에 귀화해 엄연하고 확실한 한국 국적 소유자임에도 루머(rumour)테러의 표적이 되었다.

▨… “이자스민은 불법 체류자 무료 의료지원,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지원, 다문화 가정 고향 귀국비 지급과 외국 거주 가족 한국 초청비용 지급, 다문화 가정 아이들 대학 특례 입학 등 전폭적인 외국인 혜택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도대체 이런 황당한 음해가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례대표 후보가 내건 공약은 있지도 않는 루머지만 정작 상처받는 이들은 20만을 헤아리는 다문화 며느리들일 것이다.

▨… 전(前) 총무 재임 시의 재정 비리에 대한 감사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이어, 신임 총무의 재임 기간에 대한 감사가 느닷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다. 루머에서 비롯된 일이라지만, 목사님, 장로님들이 결정하고 관여하는 일이니 용두사미 식으로 일을 처리하거나 언 발에 오줌누 듯 해버리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 그러나 웬일인지 루머가 사람하나 잡는 것 같아 입맛은 씁쓸하다.

▨… 루머는, 그 내용이 황당하고 믿을 수 없다는 것으로 확실하게 증명되어져도 계속해서 확산되는 특성이 있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편향된 입장에 맞춰서 정보(소문)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자스민씨의 국회 진출이 “불법 체류자를 판치게 할 것”이라든가 “매매혼을 늘어나게 할 것”이라는 댓글이 달려지는 이유가 바로 그와같은 ‘편향 동화’(biased assimitation) 때문인 것이다.

▨… 전임총무이든, 신임총무이든, 또 총회본부직원이든 재정비리의 연관자와 그 규모는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감사 또는 조사가 이뤄졌음에도 진실이 가리워져서 또 다른 루머가 교단을 어지럽게 해서는 안된다. 억울한 자의 누명은 벗겨 주고 비리를 저지른 자의 책임은 물어야 한다. “인정있는 자는 칼로 살인하고, 무정한 자는 말로 살인한다”(오스카 와일드)는데 말 잘 만드는 이들의 말(루머) 때문에 목사가 살해되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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