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호킹(S.Hawking)은 ‘빅뱅’이나 ‘블랙홀’이라는 생경한 물리학적 용어를 통해서 20세기의 인간을 우주로 초대했다. 그는 그의 책 ‘시간의 역사’에서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로 그 책의 대단원을 끝맺음했다. ‘하나님의 마음’(the mind of God)이라는 말 때문에 그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호킹이 혹시 기독교인이 아닌가 하고 제멋대로 상상해버렸다.

▨… 1980년대 이후 꾸준하게 그리고 열심히 ‘미국은 기독교 재건주의자들 통제하의 신정(神政)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설교해 온 목사가 있다. 그는 예수의 가르침보다 신명기 28장을 더 좋아한다고 당당히 밝히면서 장로교인이나 여타의 기독교인은 그리스도의 적이라고 표명하기도 했었다. 많은 미국인들은 팻 로버트슨이라는 이름의 이 목사를 가장 믿음이 투철한 목사로 상상해버린다.

▨… 이승만 대통령이 장로, 이기붕 부통령이 권사였으며 김영삼,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 직분을 받은 이들이라는 사실 때문에 한국교회는 한국역사 발전 과정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유신체제와 군사독재시절에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일부 교인과 목사들을 방패막이로 한국교회는 역사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고 자위하는 이들도 있다.

▨… “부활하신 분과 같은 모습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인간은 죽음 한가운데서 살아갑니다. 그는 죄 한가운데서 의롭습니다. 그는 낡은 것 한가운데서 새롭습니다. … 그가 살아 있는 것은 그리스도가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만 살아 있습니다.”(디트리히 본회퍼 묵상, 번역 이신건)

▨… 우리는 타인이 그 사람은 그리스도인일 것이라고 상상해주는 신앙인인가 아니면 역사에 대한 책임은 비신앙적 영역의 일일뿐이라고 깐죽대며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말만 흥얼거리는 신앙인인가. 고난주간이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그리스도가 살아계시기 때문이라고 고백하는 본회퍼적 차원의 믿음이라면 무늬만 그리스도인이면서 주님의 고난 운운하는 뻔뻔함은 교회에서 씻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교단 꼴이 이대로 좋은지, 제발 자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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