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임진년을 맞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특별히 420년 전 서기 1592년(선조25년 임진년)에는 우리 역사상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일본의 패권을 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대륙정복의 야욕을 품고 우리나라를 침공하여 임진왜란을 일으킨 해이기도 하다. 돌이켜 보면 당시에도 이율곡, 황윤 같은 재상들이 나라의 앞날을 내다보면서 바른 상소를 하여 위기를 대비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나라를 사랑하기보다 개인이나 각 정파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사색당파 싸움만 일삼다가 결국에는 나라가 위기를 당하게 되었다.

이것을 상기 하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 현장이나 교육사회 각 계층의 현실을 보면서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특히 교계마저도 서로 개인이나 자기 주변 집단의 이익을 위하여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교회의 원로로서 우리 성결교단만이라도 정말 이시대의 사명감을 느끼면서 양무리의 본이 되지 못한 모든 것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번 성총회를 통하여 예수의 향기를 나타내는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는 은혜가 충만한 모임이 되기를 호소하며 부르짖고 싶다.

우리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교단총회를 갖는다. 이 모임에서는 언제나 개회나 폐회 때 예배를 드리고 속회나 정회 때마다 기도를 하는 모임의 특유한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어느 누구라도 이러한 예배와 기도를 하는 것을 보면서 성스러운 기독교의 본질이 살아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래서 흔히들 우리는 성회 또는 성총회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이 성회에서는 하나님의 영광이 최우선이 되고 성경에 기록된 교훈이 현장화 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는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고 또 그 기대는 현실로 나타나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최근의 우리 성회에서 그 본질에서 벗어나는 모습들이 종종 목격된다. 이 성회가 불신자들의 모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예배와 기도가 순서에 있을 뿐 그 외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열기를 띄는 선거 풍토를 비롯하여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타나는 양태는 불신자들의 모임을 그대로 이식한 듯하다. 회의 도중에 보이는 고함과 혈기 그리고 인신공격과 함께 단상점거까지 연출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것이 과연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이 모이는 현장인지 의심하기에 이른다.

용서와 화해, 격려와 사랑의 향기는 맡을 길이 없고 분열과 상처와 비판만이 난무하는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 적어도 지난해 성총회까지는 그랬다. 여기서 우리가 필히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 성회는 하나님 나라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은 주님의 종들로서 하나님 앞에 봉헌된 예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마음에 두고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교인들의 눈물과 땀이 함께한 예물이 살벌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성회의 경비로 쓰여지고 있음을 사회의 매스컴은 일찍부터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들이 지면이나 전파를 타고 전해질 때마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만큼 손상을 입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성총회의 분위기가 더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음은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이제는 우리 성총회를 자기의 권익을 펼치고 보호하는 무대로 삼는 일은 삼가야 하겠다. 고도의 정치적인 놀음의 무대가 아닌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심고 가꾸는 성총회가 되기 위한 자성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 하겠다. 모두가 남의 탓을 말하기 전에 내 탓이라는 반성과 용서와 회개가 앞서야 하겠다.

인간중심의 모임에서 예수의 향기가 가득한 성회가 되도록 시급히 노력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이번 성총회부터 보여지도록 우리 교단은 새로운 진단과 처방을 서둘러야 되겠다. 그럴 때에 우리 교회가 하나님과 사회 앞에 떳떳해질 것이다. 우리 교단이 새로운 공동체가 되면서 온 교계가 새로워지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계, 교육계, 사회계층 모두가 서로 믿고 의지하는 새로운 역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제 지방회가 모두 끝나고 역사적인 성총회의 대의원이 결정되었다. 모든 대의원들은 시대적 사명을 통감하고 하나님의 참 뜻이 무엇인지를 기도하면서 준비해야 되겠다. 다행이 부총회장 입후보 단일화의 소식을 들으며 감사하면서 이번 성총회가 은혜충만한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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