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8:14~25)

요즘 경상도 사투리로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개그맨이 있습니다. “궁디를 확 쥐 차삐까” 지상파 방송을 통해 들어보는 원색적인 사투리가 왠지 정감 있게 들리는 것은 저의 어머니가 자주 쓰시던 사투리가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시절 제가 살던 시골마을에 롤러 스케이트장(‘롤러장’이라 쓰는 것이 그 시절 표현으로 적합한 표현임)이 생겼습니다. 지금이야 당구도 스포츠이고, 댄스도 스포츠인 시절이지만 롤러장은 ‘날’씨 성을 가진 날XX 학생들이 연애하는 곳으로 소문나 공부하는 학생은 갈 곳이 못되는 곳으로 여겨졌습니다.

그 때 저는 ‘날’씨 성을 가진 학생은 정말(?) 아니었지만 롤러스케이트 타는 것이 재미있어 자주 이용하였는데 어머니께 용돈을 달라고 조르면 꼭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니 뭐할라꼬 그라노.”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롤러장에 갈 것을 잘 알고 계시던 어머님의 꾸지람이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박해로 말미암아 사방으로 흩어진 사람들 중 빌립이 사마리아 성에 내려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며 성령의 능력으로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많은 병자들을 고치는 가운데 그 성의 마술사 시몬도 믿고 세례를 받습니다.

빌립을 따라다니며 성령으로 나타나는 표적과 큰 능력을 보고 놀라고 있었는데 하루는 예루살렘으로부터 베드로와 요한이라는 사도가 그 성에 와서 사람들에게 안수하니 사람들이 성령을 받는 것을 보고 이 때다 싶어 돈으로 그 능력을 사려고 합니다. 아마 그는 그 전에 행하던 마술을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베드로와 요한에게 그렇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 권능을 내게도 주어 누구든지 내가 안수하는 사람은 성령을 받게 하여 주소서”라며 부탁하는 시몬에게 베드로의 책망과 재앙의 선포가 이어집니다. ‘성령을 받게 하여 주소서’라는 시몬의 부탁이 왜 이런 책망과 재앙을 받을 일일까요?

예수님께서는 부활승천 후 새 인생을 살게 될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간곡히 부탁하신 말씀이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행1:4~5)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이 임하시면 우리가 권능을 받으며, 고전 12장, 엡 4:11절, 고전 13장, 롬 12장의 각종 은사들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말세에 주의 백성들은 성령받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마술사 시몬의 “내가 안수하는 사람은 성령을 받게 하여 주소서”라는 부탁은 그리 책망과 재앙을 받을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문맥 사이에 베드로의 질문이 하나 첨부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만약 베드로가 경상도 사투리를 썼다면 “니 뭐할라꼬 그라노”라고 물었을 것입니다. 성령을 받고, 권능이 임하며, 은사가 주어지고, 표적과 능력이 나타나면 그것 가지고 무엇하려고 합니까?

사순절기를 맞이하여 각 교회마다 특새다, 작새다, 새총이라며 전심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령을 부어주시기를, 기도제목들이 응답되기를,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전능하심이 나타나기를, 예수님의 그리스도 되심의 표적과 이적과 기사들이 보여지기를 간이 저리도록(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간절하게 방황하는 영혼들을 위한 부르짖음이, 그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기 위한 몸부림이, 나는 십자가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신 것을 나타내어 저들로 주님께 돌아오게 하기 위한 헌신과 복종이 나와 우리 공동체 안에 얼마나 있을까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이봉조 목사
(인천동지방·김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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