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샷’ 쏘는 원장 아빠
보육원 최초 골프팀 만들어 희망 심어

“굿 샷. 나이스 샷”

충남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 계룡학사 앞마당. 원장 유창학 집사(대전교회·사진)가 골프 연습을 하는 원생들을 목소리 높여 응원하고 있다. 그는 보육시설 중 최초로 골프 팀을 창단해 아이들에게 ‘희망의 샷’을 쏘게 하고 있다.

신세대 아빠로 불리는 유 집사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심기 위해 98년도에 골프 팀을 만들었다. 골프 팀을 처음 만들었을 때만 해도 프로골퍼 박세리 열풍이 한창 불고 있었지만 주위에서는 ‘보육원에서 무슨 호사스러운 골프냐! 먹고 사는데도 힘든데…’라며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골프는 호사스러운 취미나 운동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였다. 골프를 배우면 자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최경주나 박세리 같은 세계적인 골퍼는 될 수 없지만 적어도 캐디나 레슨프로, 세미프로나 투어 골퍼가 되면서 얼마든지 자립할 수 있습니다.” 골프 장비와 훈련, 연습장 등 모든 여건이 어려웠지만 아이들을 향한 남다른 사랑과 열정이 새로운 도전을 낳게 한 것이다. 모든 것을 후원에 의지해야 하는 형편이었지만 오직 훈련에 집중한 결과 프로로 진출한 아이들도 있고, 세미프로가 된 친구도 있다. 지금도 8명이 푸른 꿈을 꿈꾸며 골프 연습에 한창이다.

1989년, 계룡학사를 설립한 아버지 유정식 집사가 갑자기 소천하면서 29세때부터 27년째 보육원을 맡아온 유 집사는 아이들의 재능을 키우고 그 재능을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개척하는 일에 가장 큰 역점을 두고 있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인생을 개척하는 일은 아이들 자신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육원은 단순히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돌보는 곳이 아닙니다. 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술과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계룡학사의 원훈은 ‘끼와 제주를 마음껏 펼쳐라’이다. 원내에 농구와 탁구, 당구, 테니스, 축구 등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었고, 어려운 살림에 실외 수영장를 만든 것도 모두 이런 끼와 재능을 키우기 위해서다. 골프와 검도, 난타 팀 등을 만들고 상담과 독서, 컴퓨터, 악기, 체육활동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은 폐쇄되었지만 한밭직원훈련원도 25년 동안 유지해왔다. 보육원 출신 아이들에게 직업 훈련과 자격증을 따게 할 목적으로 2006년까지 훈련원을 별도로 운영한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들이 이곳 훈련소를 통해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고 한다. 인자한 원장 아빠보다는 스스로 엄한 조련사로서 살면서 아이들의 인생 항로를 이끌어준 유집사의 사랑과 신념의 결과이다. 유 집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5일 제86회 어린이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27년간 유별난 사랑과 열정으로 원생들에게 신기술과 재능을 키워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유 집사가 재능만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다. 바로 신앙이다. 신앙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가르치는 유 집사는 아침 큐티와 수요예배, 주일예배 등 신앙교육을 직접 챙기며 신앙을 바로 잡고 있다.

지금까지 한번도 가족여행을 한 적이 없는 유 집사는 아이들이 신앙과 끼를 바라보면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다고 한다. 희망의 샷을 쏘는 그의 가슴에는 언제 계룡 학사 아이들이 꿈과 희망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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