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의견으로는 정직하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의 결론이 내려졌다고 본다. 즉 전에 만물을 그렇게 훌륭하게 지배하시고 내 영혼이 찬양하고 나를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셨던 하나님이 이제는 부재중이시며, 앓고 있으며, 여행을 떠나셨고 죽으셨다. 아우슈비츠와 왈소 유대인 수용소와 베트남과 뉴욕의 흑인가에서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명령하시던 하나님은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그의 활동을 성취하지 않으셨다. 그의 자리는 텅 비어 있다.”

▨… 앞의 글은 1966년 독일의 젊은 신학도들이 독일과 세계의 교회들에 절망하며 슈피겔지(Der spiegel)에 게재했었던 내용이다. 이 글에는 젊은 신학도들의 치기로만 간주해버릴 수 없는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그것은 우리시대의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숨어 있는 휴머니즘적 저항이 날카로운 송곳이 되어 찌르고 있는 것이다.

▨… 전국 47개 지방회와 6개의 직할지방회가 잇달아 막을 올린다. 우리 교단의 터를 다지고 내일을 여는 희망의 축제가 되어야 할 지방회이지만, 그 언저리를 맴도는 대부분의 젊은 목사들의 표정은 심드렁하기만 하다. 총회비 유용과 총회본부 운영의 난맥상 탓일까. 아니면 우리 교단의 내일에 절망한 탓일까. 그도저도 아니면 교단 정치판도에서 1966년의 독일의 젊은 신학도들처럼 하나님의 부재를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일까.

▨… 국민들의 아픔과 절망은 안중에도 없는 권력자들과 정치인들을 향한 젊은이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SNS를 통한 젊은이들의 몸짓은 정치권의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치권은 요즘 말로 엄청 “쫄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을 달래볼까하고 웃음을 파는 여인들 흉내내기에 안달이다.

▨… 젊은 목사들이 지방회에 참석해서 할 일이 무엇인가. ‘어른’들 비위 거스릴까 안간힘 쓰다 지레 지쳐버리는 자리에서 무슨 개혁, 무슨 희망을 찾을 수 있는가.
‘총대’ 후보자격은 고사하고 투표권조차 없다는 자조에서 기득권자들을 향한 분노가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하는 좌절로 치달을 가능성을 누가 부정할 수 있는가. 젊은 목사들이 살아야 교단이 산다. 고민만 하고 있을 단계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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