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성결인/생명나눔 실천한 장원선 집사(북아현교회)

간 절반을 떼어 시아버지의 꺼져가는 생명을 살린 며느리가 있어 화제다. 며느리들은 ‘시’자가 들어간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옛날부터 시댁식구들과의 관계가 어렵고 불편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결혼 4년차 장 집사의 생명나눔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장원선 집사(북아현교회·32세)는 시아버지 임만규 씨(60세)를 위해 지난달 20일 수술대에 올라 간 절반을 떼어내는 대수술을 감행했다. 남편의 형제가 2남 1녀, 시어머니도 있지만 모두 혈액형이 달라 며느리인 장 집사가 나선 것이다.

장 집사가 간 이식을 자처하고 나섰을 때 가족들은 “그냥 하는 말이려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설사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둘째를 출산한지 반년이 조금 넘은데다 출산이후 안면신경마비 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어 불가능할꺼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 집사의 의지는 확고했다.

“부모가 아픈데 어떤 자식이 가만히 있겠어요. 시부모님도 부모님이시잖아요. 우리 아버님이 아직 신앙이 자리 잡지 못해서 이대로 돌아가시게 할 수 없었어요”

장 집사는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1,2차 검사를 받았고, 이식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수술이 가능해서 기뻤는데 한편으로 아직 돌도 안 된 은수와 네살 혜란이랑 떨어져 있을 생각에 조금 겁도 났어요. 무엇보다 친정엄마한테 어떻게 말을 꺼낼까 고민을 많이 했죠.”

출산 후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치료를 받는 딸이 대수술을 받는다는데 어떤 엄마가 좋아할까. 장 집사가 엄마라도 쉽게 허락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러나 기도의 응답일까 생각보다 쉽게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친정식구들이 예전부터 장기기증 서약도 하고, 돕고 베푸는 삶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거든요. 제 뜻을 이해하고 허락해 주셨어요.”

장 집사는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시아버지가 고인 피를 제거하는 재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며느리가 나한테 새 삶을 줬어요. 다 하나님 은혜지요. 덤으로 얻은 인생 이제 열심히 신앙생활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초신자인 시아버지 임만규 씨는 이번 수술을 계기로 열혈 신앙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2년 전 아들 내외가 매주 음성까지 찾아와 교회가자고 조르는 통에 무극중앙교회에 출석을 시작했지만 좀처럼 믿음을 갖지 못했던 덜 익은 신자였다. 그러나 수술을 통해 하나님 은혜를 체험,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했다.

장 집사의 수술조건이 ‘교회 다니기’였다는 점도 임 씨를 신앙의 길로 들어서게 한데 큰 역할을 했다. “제 간을 내어드리려고 마음먹으면서 ‘이게 아버지를 구원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아버지가 건강과 신앙을 모두 얻게 되었으니 저도 만족스럽습니다”

수술 전 시아버지가 ‘이 고마움을 어떻게 하면 좋겠니? 뭐든 말해보렴’하자 장 집사는 “교회 나오세요. 그것밖에 바라는 것 없어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아직도 수술 때 벌려놓았던 갈비뼈 마디마디가 쑤시고 쉽게 피곤해 지지만 장 집사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첫 단추를 꿰었으니 앞으로 시어머니를 비롯한 ‘시댁식구 모두 전도’를 목표로 삼겠다는 장 집사의 다짐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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