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반 죽은 것을 사마리아인은 불쌍히 여겨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이 사마리아인의 행동에 대해 예수께서는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말씀해주심으로 칭찬해주셨다. 사마리아인의 행동은 제사장이나 레위인과 달랐다는 것이다.

▨… 만약에 사마리아인이 현대의학적인 응급치료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면서도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매는 치료만 해주었다면 예수께서는 여전히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말씀하셨을까? 이 못된(?) 가정법의 질문자는 유명한 신학자인 리처드 니버(H.R. Niebuhr)이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의 신앙인의 해결책과 결단도 상대적일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기 위하여 이 가정법을 구사했었다.

▨… 총회본부 사무국의 재정관리 실태가 어지럽다는 보도다. 그 중에서도 전산 프로그램 계약 및 구입 내용은 한마디로 요지경 속이라고 한다. 담당 간사 혼자서 전산 프로그램의 개발과 업체 선정, 납품 검수, 입출금 등 전체를 관장한 채 진행하도록 방치해 왔다는 것이다. 부정이 감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만약에 제 역할을 감당하는 감독자가 있었어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 목사는 교역(목회)의 전문가(professional)이지 세상의 모든 일에 전문가는 아니라고 노이스(G.Noyce)는 지적하였었다. 그에 의하면 목사는 자신의 강함(하나님이 함께 해주시는)을 믿어야 하지만 자신의 한계도 깨달을 줄 알아야 한다. 목사의 지도력(leadership)은 “성도들에게 봉사의 일을 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게 하는 것”(엡 4:12)에서 나타나야 한다. 거의 죽게 된 자의 상처라도 기름과 포도주만 부으면 된다는 식으로나타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목사가 모든 일에 만능이 된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것일까, 아니면 교회를 망하게 하는 것일까. 경영은 경영전문가, 행정은 행정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손익계산서를 이제는 검토해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 목회란 하나님이 주신 은사이며 소명이다. 이일 이외의 것은 포기하도록 요청 받고 있음을 모르는 목사는 아마도 우리 교단에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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