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밀 뒤르켕(E. Durkheim)이 범죄 발생의 원인을 사회적 요인에서 찾으려 한 이후 ‘반사회성 인격 장애’에 관한 관심은 꾸준히 증폭되어 왔었다. 최근에 이르러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학교 폭력’의 양상 중에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결과로 진단할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왕따, 지속적인 금전 갈취, 폭행, 집단 성폭행의 사례는 반사회성 인격 장애의 한 징표가 아닐 수 없다.

▨… 반사회성 인격 장애로 양심의 가책과 같은 도덕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한 채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을 일러 사회학자들은 소시오패스라 하였고 생물학자들은 사이코패스라 이름 붙였다. 대부분의 소시오패스 또는 사이코패스는 선악을 구별할 줄은 알면서도 선악에 대한 판단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연구 결론이다.

▨… “대부분 놀라운 특성이 있는 사이코패스는 옳고 그른 것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적절하게 행동하는 방법에 대한 그들의 지식은 오직 수사학적인 것일 뿐이며 그러한 지식은 실제 상황에서 그들의 행동지침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사이코패스는 옳은 것을 아는 것과 그것을 행하는 것 사이의 분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J. Moll·사이코패스와 반사회적 인격장애)

▨… 뒤르켕 덕분에 범죄의 원인을 사회적 요인으로 핑계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세상이 말세가 되었기 때문일까. 세상의 정치판에서 돈 봉투가 오가는 것까지야 그렇다 치더라도 가장 거룩하신(?) 분들이 모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대표회장 선거 때마다 거룩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이 땅의 옛 선비들은 명결(明潔·반듯한 몸가짐)을 꼭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았다. 목사들의 첫 의무는 성결(聖潔)임을 모르는 목사도 있을까. 성결은 명결과는 비교도 될 수 없는 덕목이다. 그럼에도 목사들 가운데서도 고매하신 분들이 모이는 ‘한기총’이, 또는 교단 총회가 난장판이 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덕을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밝혀주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새삼스레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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