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면 시행, 교회학교 사역 변화 필요 … 교육복지 사각지대 관심도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의 매주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된다. 이 새로운 제도의 시행은 주변 환경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유일하게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던 토요일 전도모임의 참여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주일 교회출석율의 가파른 하락도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나친 우려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대안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5일 수업제 시행, 교회 변화는?

교회학교 프로그램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학교 앞 토요일 전도에서 나타날 듯하다. 교사들과 교역자들이 함께 진행했던 토요일 전도가 무의미해져 이를 대신할 전도방법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또한 성도들의 생활패턴이 주5일로 정착되면 여가활동이 늘어나, 이에 따른 교회 출석율의 하락도 예상된다. 또 이른바 놀토(노는 토요일)를 맞이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주말 프로그램과 사교육이 등장해, 교회의 주말사역의 위치가 지금보다 더 애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교회사역이 더욱 위축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보다 장기적인 변화에 주목하며 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결교회 주5일 수업제 대비 중

성결교회들도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 채, 교육현장의 변화를 읽고 주5일 수업제 대비 프로그램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평택교회(정재우 목사)는 내년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맞춰 심방 프로그램과 토요일 프로그램을 바꿀 예정이다. 기존에 진행했던 주중관리 프로그램인 BCM 교육목회를 더욱 강화해서 활용하되 기존 토요 전도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대신 봄과 가을로 나눈 대심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봄에는 교역자 중심, 가을에는 교사 중심으로 대심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토요일에는 12주 과정의 ‘어린이 알파사역’을 진행하며 성령사역의 중요성을 어린이들에게 강조할 계획이다. 알파 후에는 알파 수강생을 대상으로 무료공부방을 진행해 학업에 대한 부모들의 요구를 해소시키며, 알파코스 수료 후에는 수료생 대상의 문화탐방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여주교회(이성관 목사)도 내년부터 주말학교 프로그램 시행을 위해 준비 중이다. 직장인 부모들을 대신해 교회가 토요일마다 부모역할을 맡겠다는 포부다. 특히 여주교회는 학습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치즈만들기, 사과따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책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배우고 익히며 하나님의 창조물의 소중함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평택교회 교육 담당 정미영 목사는 “더 이상 교사들이 아이들과 접촉해 전도를 하는 때가 지났다”며 “학교앞 전도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제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친구를 전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때 성령사역은 아이들의 전도의지를 높이는 좋은 신앙교육이자 전도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단 BCM교육목회도 주5일 수업제에 따라서 활용방법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교단 BCM 교육목회 교사핸드북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삽입되어 있다. 그런데 한달에 2~3차례에 소개된 이 프로그램을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교회들이 주말을 이용해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케 됐다.

교단 교육국(국장 유윤종 목사)은 매주 토요일을 BCM 교육목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시간으로 정한다면, BCM 교육목회가 가진 좋은 효과를 더욱 빠르게 얻을 수 있으며, 다른 놀토 프로그램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에 교회공간 제공도 방법

또한 전문가들은 작은교회라면 무조건 새로운 프로그램을 실시, 개발하는 것보다 지역사회에 교회 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5일 수업제 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한국교육평가연구원은 주5일 수업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 ‘지역사회의 교육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교육인프라구축은 소프트웨어(프로그램)적인 것도 있지만 하드웨어(공간)도 포함된다. 현재 지역사회에서 활용가능한 하드웨어는 청소년수련시설, 지역아동센터, 지역사회 기관과 시설 등이다. 물론 교회, 특히 작은교회도 포함된다. 지역사회가 추진 중인 프로그램을 위해 교회 공간을 제공한다면 주5일 수업제 대비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도의 기회도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5일 교육이 활성화가 되면 반드시 교육복지에서 소외받는 저소득층의 아이들이 발생하게 된다며, 이러한 아이들을 위한 섬김에도 교회가 앞장설 것을 조언했다. 이럴 때 복음 전파의 새로운 통로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교회가 주5일 수업제에 맞선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러나 교회가 보다 열린 자세로 지역사회의 어린이들과 성도들을 끌어 안는다면 오히려 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