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교단이 소속 교회 수를 발표할 때면 으레 미주 교회나 세계의 피선교지 교회들을 포함시킨다. 우리 교단이 그 만큼 대교단이 되었다거나 지난 한해 동안에 개척교회를 생각보다 많이 세웠다는 것을 은연 중에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발표되는 교회 수만 보면 우리 교단은 결코 부흥하지 못한 교단이 아니다. 교단 행정이 아예 없는 군소교단도 아니다.

▨… 우리 교단 교역자 공제회의 통계에 의하면 11월 현재 은퇴연금을 받는 은퇴 교역자의 수는 520명에 이르고 매월 지급액은 약 2억7천만원에 이른다. 교단의 연금지원이 노년의 삶에 큰 버팀목이 되는 대부분의 은퇴교역자들은 교단 교역자 공제회가 더욱 튼튼하게 발전되기만을 소망한다. 행여라도 교역자 공제회가 어려운 사태를 맞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하며 신경을 곤두세운다.

▨… 목회연한이 모자라서, 작은 교회에서만 목회하였기 때문에 연금 기금을 납부하지 못한 죄(?)로 연금 수혜에서 소외당한 은퇴교역자의 수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그냥 잊혀져버려도 찍소리 한 번 낼 수 없는 처지이기에 교단에서 자연스럽게 잊혀진 은퇴교역자의 수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목사 안수를 받지 못한 채 정년을 맞아 그대로 잊혀져버린 여교역자들의 수는 또 얼마나 될까.

▨…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경건하고 거룩한 삶’으로의 부르심을 받고 있다고 믿고 있다. ‘경건하고 거룩한 삶’은 목회의 자리가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과는 상관없이 모든 목사들에게 요청되어지는 ‘안수서약(vows of ordination)’의 정신으로 목회자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그것은 목회자들을 옥죄는 착고 같은 것이기도 하다. 우리교단은 이 때의 ‘경건하고 거룩한 삶’은 가난을 감내하는 삶으로 이해해 왔었다.

▨… 연봉 1억원을 넘어선 목사들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청부(clean wealth)를 이야기하는 목사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 교단 안에서도 연금쯤에는 눈길도 주지 않을 교역자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건하고 거룩한 삶’을 목표로 삼았던 대부분의 목사들은 교단의 연금이 노년의 생명줄이다. 교회 수로 대교단되기 보다 연금만 바라보는 또, 연금에서조차 소외당하는 은퇴교역자들을 끌어안음으로 대교단의 위용을 세울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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