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실업률 증가, 가정 내 갈등도 … 서로의 고민 이해하고, 지나친 기대보다 격려를


취업 한파가 거세다. 젊은이들은 위축되고 그것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주름살도 늘어만 간다. 특히 취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서로에 대한 걱정이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로에 대한 기대치를 이야기하기 보다 고민을 나누고 격려를 앞세워야 갈등을 예방·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업자 자녀, 직장인 부모
20대 고용률이 계속 하락세다. 지난 11월 11일 통계청 연령별 고용 현황에 따르면, 20대 고용률이 지난해 58.2%로 6년 전(61.2%) 보다 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도 72.3%로 같은 기간 동안 취업률이 0.3% 줄어들었다. 젊은 세대의 취업이 여전히 불황 속을 헤매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이렇게 취업 난항을 겪는 것과 반대로, 부모세대인 50대는 같은 기간 고용률이 2.8% 증가했다. 최근 자녀의 불안한 상황을 인식하고 재취업에 나서는 50·60대 부모들이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헌신적으로 자녀 뒷바라지에 힘썼던 김정숙 집사(가명)도 역시 최근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김 집사는 “딸이 아직도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남편도 정년이 다가와 불안한 마음에 일을 시작했다”며 “큰 벌이가 되지 않는 단순 업무직이지만 조금이나마 가정 살림에 보탠다는 점에 안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부모들이 실업자 자녀의 뒷바라지를 위해, 생활비 마련을 위해, 또는 부족한 노후준비를 위해 재취업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저임금 근로자로 일하거나, 때로는 사업을 시작해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자녀·부모 간 갈등골 깊어져
예전에는 성장한 자녀가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한 풍습이었지만 요즘은 더 이상 자녀에게 의존하는 않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안한 자녀의 미래에 자신의 노후를 맡기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자녀와 부모의 역할이 조금씩 뒤바뀌면서 자녀에 대한 불만과 부모에 대한 죄책감이 갈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자녀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 어느 정도 부모의 희생을 원하지만 나이든 부모에 기대어 살고 있다는 죄책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부모는 편안한 노후를 원하지만 안정적이지 않은 자녀의 상황에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공장 노동자인 양현식 씨(가명)는 “작은 가게를 운영했는데 자녀가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는 바람에 다시 일을 시작했다”며 “집에서 혼자 있는 아들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갈등은 교회에도 영향을 준다. 부모세대는 일에 치여서, 자녀세대는 위축돼서 교회에 소홀한 경우도 종종 생겨나기 때문이다. 익명의 목회자는 “부모님들의 독립을 못하는 자녀 때문에 생계문제에 적극적이고, 자녀도 아르바이트를 다니고 있어, 전반적으로 교회 활동이 줄어드는 모습을 발견한다”고 지적했다.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 필요
이러한 자녀, 부모의 갈등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부모는 자녀의 성공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자녀도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어떤 일이 자신에게 꼭 맞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이패밀리 송길원 목사는 “저만 하더라도 자녀에게 높은 기대치를 갖고 거기에 맞춰서 자녀의 직장을 평가해 쉽게 만족하지 못했는데, 그것보다 먼저 자녀가 어떤 일에 행복을 느끼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작은 일이더라도 그 안에서 자녀가 일용한 양식을 공급하는 하나님을 체험하길 바라며 이를 위해 기도하고 도움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코칭사역자 오국영 목사(예향교회)도 “자녀들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가장 행복한 일이 무엇인지’ 등 계속 스스로에게 자문하며 돈이나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달란트가 어디에 있는지 살피는 연습을 해야 결국 행복한 일꾼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교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송길원 목사는 “교회가 젊은이들의 취업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직장인 멘토 시스템을 시작하거나 주보나 홈페이지에 구직정보를 제공하는 등 보다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