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치병자가 밤중에 아기를 낳고 급히 불을 들어 살펴보았다 급히 서두른 까닭은 아기가 자기를 닮았을까 두려워서였다.”장자의 천지(天地)편에 나오는 이 구절에 대해 신영복은 엄정한 자기성찰이라는 점에서 누구보다도 현대의 ‘선생’들이 반드시 가슴에 담아두어야 할 구절이라고 밝혔었다. 그에 의하면 선생들은 결과적으로 자기를 배우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만 하다는 것이다.

▨… 인간이란 언제나 자기를 기준으로 한 잣대를 남에게 갖다 댄다. 자기 자신을 제3자화하여 객관적으로 비판한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일 수는 없지만 자신을 비판적으로 인식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행태는 결코 가르치는 사람의 모습일 수는 없다. 자신의 병을 냉정하게 깨닫고 자식만은 자신을 닮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자신만의 잣대를 고집하지는 않으리라.

▨…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는 언제나 “내게는 나 자신이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나 자신이 문제라고 말했을 때 그것은 자신의 내면을 냉철하게 들여다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은 항상 부족하며 그 부족함을 자신의 힘으로는 메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였다. 그는 이교도와 싸우면서도 결코 자신만의 잣대를 무기로 삼지는 않았었다.

▨… 나치 제국의 히틀러와 그 병사들의 허리띠 버클에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총회의 어느 위원회는 뻔히 보이는 의도를 감춘 채 선거무효를 결의하고 어느 위원회는‘불법이요’를 주문처럼 읊어대는 이 때문에 난장판 일보직전까지 굴러갔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구호만 내세우면 무슨 일이든 상관없다는 것일까.

▨… 바울은,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빌 4:9)”고 하였다. 담대한 선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죄인 중의 괴수’라는 뼈를 깎는 자기성찰을 통해 이뤄진 것이었다. 목사도 ‘선생’일진대 설교 이전에, 교단을 향해 손가락질하기 전에, 뼈를 깎는 자기성찰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 부끄러움 정도는 살펴야 하지 않을까. “설교는 먼저 설교자 자신을 향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 사람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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