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짧은 회무 … 토론과 질의시간도 줄어

호남인사들 약진

이번 총회에서는 호남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전주지방 전병일 목사가 총회장으로 당선된데 이어 교단의 살림을 책임질 총무에 광주지방 송윤기 목사가 당선돼 호남 인사들이 막강 파워를 구축하게 되었다. 총회장에 호남 인사가 선임된 것은 김필수 목사 이후 6년 만이며, 총무는 이봉성 목사 이후 처음이다.  
이외에도 이번 총회에서는 전남서지방 강태국 장로가 총회 부회계에 이름을 올렸으며, 의회부서장에도 호남인사 3명이 선임되었다. 앞으로 호남 인사들이 교단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 볼 일이다.

질문 가뭄 현장

이번 총회에서는 대의원들의 각종 질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매년 교단 총회에서는 첫날부터 각종 질문이 쏟아졌는데, 올해 질문 가뭄현상을 보였다. 이미 총회 이전에 총회 자료집도 인터넷을 통해 미리 공개해 역대 어느 총회보다 질문이 많을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대개 각종 보고를 서면으로 받는 대신에 질문과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는데, 이번 총회에는 순조롭게(?) 보고를 마쳤다. 또 몇몇 현안을 제외하면 대의원들의 발언과 토의도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그동안 대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질타성 공세, 그리고 정책적 제안 등이 총회를 관전하는 포인트였는데, 이런 모습이 볼 수 없어 아쉬워하는 대의원도 있었다.
대의원들의 궁금증이 줄어든 탓일까? 총회 운영이 잘된 탓일까?  아니면 질문할 기회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일까?  아무튼 질문이 적어서인지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많이 줄어들었고, 총회의 회무도 예년에 비해 빨리 진행되었다는 평가다.

총회장 안수례 눈길

신임 총회장 전병일 목사가 총회장 이·취임예배에서 전 총회장들로부터 안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당초 이·취임예배에 없던 안수례는 전병일 목사의 요청으로 순서에 들어가게 됐으며 안수 받는 총회장을 지켜보는 대의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는 평가다.
신임 총회장을 안수한 전 총회장 이만신 목사는 안수기도를 통해 전병일 목사가 교단의 부흥과 발전을 견인하는 참지도자가 될 것을 기도했다. 대의원들은 “총회장이 안수를 받는 모습이 권위적인 이미지를 벗고 겸손과 온유, 충성하는 일꾼의 모습으로 비춰졌다”면서 앞으로 총회장 이취임예배에서 ‘안수례’ 순서를 꼭 넣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회무처리는 은혜롭게

이번 총회는 유난히(?) 교단 내 논란을 가져왔던 민감한 이슈들이 차분히 처리됐다. 멱살잡이까지 일어났던 지난해 총회에 비하면 큰 잡음 없이 무난히 회무를 처리한 셈이다. 물론 몇몇 대의원의 격앙된 목소리도 나오긴 했지만 고성이 오갔던 여타 총회의 모습에 비하면 조용히 흘러갔다는 것. 이런 총회 분위기가 가능했던 것은 장소를 제공한 수정교회의 공이 컸다는 평가도 있다. 수정교회 조일래 목사는 개회예배 인사를 통해 “2박3일간 총회를 진행하면서 교회 성도들이 시험(?)에 들지 않도록 은혜롭게 회무처리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고 대의원들도 개 교회에서 총회를 진행하는 만큼 언행에 주의를 기울였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회무 시간 ‘싹뚝싹뚝’

102년차 총회는 역대 총회와 비교해 회무시간이 가장 짧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총회는 첫날 개회 후 저녁회무가 1시간여 일찍 끝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첫날 회무는 개회선언 이후 임원회와 실행위원을 비롯한 각부 사업보고 및 감사보고로 정해진 회무시간인 밤 9시 30분까지 거의 꽉 채워 회의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안건을 총회본부 감사보고까지만 받고 한 시간이나 일찍 정회했다. 둘째날도 저녁회무 없이 오후회무로 끝내버리고, 마지막 날 회무도 2시간여나 일찍 끝났다. 일각에서는 장로제적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피하려고 일부러 회무시간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아늑한 쉼터, 풍성한 먹을거리

1년에 한번 여는 총회지만 2박 3일을 꼬박 앉아서 회무를 참관하다보면 대의원들도 잠깐씩 바람을 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총회장을 멀리 벗어날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이번 총회가 열린 수정교회는 밖으로 나가려면 땡볕에 10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 곳에 위치해 마실은 꿈도 못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런 대의원들을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사랑의 찻집이 문을 열었다. 인삼쥬스, 아이스커피 등 1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음료수로 대의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특히 올해는 상도종합사회복지관 관장과 복지사들까지 합세, 새로운 메뉴 ‘빈대떡’을 선보여 더 큰 인기를 끌었다. 대의원들은 양손에 차와 빈대떡을 들고 수정교회에서 마련한 잔디밭 파라솔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쉬는 시간은 홍보 시간?

빡빡한 일정의 총회지만 짬짬이 여유 시간이 생긴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러한 틈새 시간마다 총회본부 부서에서 준비한 홍보영상물이 대의원들에게 선보였다. 이번에는 특별히 BCM과 문준경 전도사에 관련된 홍보영상이 방송되었다. 짧은 영상이지만 많은 정성을 들여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직원들 사이에서 더 좋은 시간에 방송하기 위해 작전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열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는지, 반복되는 영상에 지쳐하는 대의원이 생기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참신한 시도였다는 점일 것이다.

계단이 싫어!

이번 총회 장소였던 수정교회는 커다랗고 높은 건물을 자랑한다. 그런데 수정교회의 자랑이 단 한순간 아쉬웠다. 바로 너무 높이 위치한 본당 예배실 때문이다. 총회 회의가 진행되는 본당 예배실은 4층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주차장, 식당, 편의시설이 1, 2층에 집중돼 있는 바람에 대의원들은 매번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열심히 계단을 걷던 대의원들도 나중에는 점점 지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일까? 총회 후반부로 갈수록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나는 대의원들이 늘어갔다. 하지만 한정된 엘리베이터 인원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단을 선택한 대의원도 많았다. 다리가 아팠던 만큼 건강은 더 좋아졌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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