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기독여성 특별전 … 문준경 전도사 자료도 전시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관장 한동인 장로)이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기획전을 마련했다.

‘민족의 횃불을 든 기독여성’이라는 주제로 지난 9월 3일부터 시작된 이번 기획 전시회는 박물관 설립자 한영제 장로 3주기를 기념하는 전시회로 마련됐다. 매년 기획 전시회를 개최했던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은 올해에는 구한말부터 해방시기까지 암울한 민족의 현실을 밝게 비추고자 노력했던 기독여성들에 대한 자료를 전시한다. 전시회에는 기독여성들의 활동사항을 보여줄 사진, 책, 각종 증서, 항아리, 메달 등 108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모두 박물관의 소장 자료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특히 성결인이라면 본 교단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와 관련된 유물들에 눈길이 갈 듯하다. 비록 많은 수는 아니지만 문준경 전도사와 관련된 사료들이 전시돼 당시의 활약상을 엿볼 수 있다. 책임연구원 최태육 목사는 “문준경 전도사님과 같은 분들을 발굴하는 것이 바로 이 전시회의 목적”이라며 “암울한 민족의 현실을 신앙의 힘으로 밝게 지켜낸 아름다운 기독여성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불러내고자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기독여성의 구국운동’, ‘선교’, ‘교육’, ‘사회활동’ 등 네 가지 테마별로 진행된다. ‘기독여성들의 선교’에서는 초기 외국 여선교사들의 활동과 그들의 눈에 비친 조선 여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자료가 전시된다. 특히 남성 중심의 한국사회에서 살아온여성들의 고단한 일상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독여성들의 구국운동’에서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선 기독여성과 해방 후 건국운동에 참여한 기독여성관련 자료를 전시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함께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독립운동가 차경신의 활동이 담긴 ‘독립운동가 김죽림 편지’, 최초의 여자 경찰서장이었던 노마리아와 김구 선생이 함께 찍은 사진 등이 그것이다.

‘기독여성과 교육’에서는 정의여고, 이화학당, 배화학당 등 기독교계통 여학교의 설립과정과 각 학교에서 이루어진 교육을 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된다. 주부와 주일학교 교사를 위한 교육서인 ‘주부와 종교교육’, 어머니가 아이의 신앙을 지도하도록 돕는 교육서인 ‘모자성경문답’, 레크레이션을 모아 발행한 ‘유희지침’ 등이다. 특히 여성들이 유흥을 위해 책을 발행한 점이 이색적이다. 각 학교의 수료증, 졸업장부터 진급증서, 우등상장 등도 전시된다.

‘기독여성들의 사회활동’은 문화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던 여성들을 위해 번역되거나, 여성들이 직접 집필한 한국최초의 여성잡지인 ‘가뎡잡지’, 농촌 계몽을 위한 ‘농촌지남’ 등이 소개된다. 이밖에 중앙대 설립자 임영신, 최초 여목사 최덕지, 이화여대 총장 김활란, 최초 여의사 박에스더, 최초의 여자경찰서장 노마리아, 독립운동가 유관순 등 25명의 기독여성들의 사료가 전시된다.

박물관 부관장 이덕주 교수(감신대)는 “기독교 역사에서 여성의 비중이 매우 크지만 역사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기독여성들의 용기가 제대로 평가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은 오는 9월 29일 오전 11시 박물관에서 설립자 한영제 장로의 추모예배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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