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진 곳이라고 표현하면 과장이겠지만 허허벌판 비슷한 곳에 자리한 교회에서 총회가 열린 까닭이었을까. 예년에 비해 대의원들의 회의 참석률은 눈에 띌 만큼 좋았었다. 외식이나 잠깐 바람을 쐬기 위해서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으므로 대의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의석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덩달아 식사 때면 식당은 늘 만원이었다. 자리 지키기만 따진다면 102년차 총회는 성공적이었다.

▨… 총회 장소인 수정교회를 바라보는 대의원들의 눈길은 대부분 감탄이었으나 부분적으로는 시샘의 눈빛도 곁들여져 있었다. 그 교회의 위치가 혹은 시설이 총회 장소로 적합하느냐의 문제는 아예 관심 밖이었다. 숙소를 정하려고 해도 가까운 곳을 찾기가 어렵다든가 자가용 이외의 교통 수단으로는 접근하기가 불편하다는 등의 불만은 수정교회의 불가사의함에 압도되어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것 같았다.

▨… 우리 속담에 서울 놈은 비만 오면 풍년이란다는 말이 있지만 교회라면 으레 사람이 많이 사는 주거지역을 뚫고 들어가서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고정관념처럼 굳어져 있다. 수정교회가 땅을 사고 건축을 준비할 때는 김포·검단의 신도시 조성계획이 발표되기 전이었는데도 담임목사는 어떻게 그곳에 신도시가 들어설 것이라는 예견을 했을까. 이 부분에서 많은 목사들의 눈길엔 시샘의 빛이 번득였었다.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인천 서구 불로동으로 교회를 옮기면 소속 지방회 문제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일까하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서울 강북에서 강남으로 교회를 옮긴 경우는 있었지만 서울에서 결코 가깝지 않은 지방 변두리로 교회를 옮기는 결단에 교인들의 반대는 없었을까. 이 부분에서 많은 장로들은 그 교회 담임목사의 추진력에 감탄을 거듭했다. 아마도 변죽을 치면 복판이 운다는 말을 목사들이 모르지나 않을까 해서 하는 듯하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 졸지에 많은 목사들이 누구처럼 나는 왜 비전이 없을까, 예견의 능력이 없을까, 추진력이 없을까 하고 자학하거나 비교되다가 은혜없음으로 낙인찍는 사태가 빚어질까 염려된다. 눈먼 중이 갈밭에 든 것 같은 모습이 오늘의 목사들의 모습이라면 너무 심한 자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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