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신학토론, 의미가 크다
최근 서울신학대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아 인문학 강좌와 함께 성결교회의 신학 세미나를 마련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다소의 역기능도 있겠지만 대체로 서울신학대학교가 도약해 가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서울신학대학교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사실상 유일한 기독교지도자 양성기관이기 때문에 이 학교의 교육의 성패가 10년 20년 뒤에는 성결교단의 성패로 나타난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히 교육과 연구와 교단과 사회 기여의 수준을 계속 향상시켜가야 한다. 신학교육이라고 해서 신학만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고 교회지도자가 되려면 바로 영성, 지성, 도덕성, 지도력, 전문성의 다섯 가지를 종합적으로 형성해 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뿐 아니라 사회과학과 자연과학까지 소양을 쌓아야 하겠다.

글로벌 신학교육에는 여러 가지 모형이 있다. 성경연구 모형, 영성훈련 모형, 수도원 모형, 신학/지성 모형, 지도력 모형, 전도/교회성장 모형, 도제(mentoring) 모형, 사회구원 모형, 다원종교 모형, 교회사역 모형, 통합적 모형 등이다. 이 가운데 이명직 목사 시대에는 영성훈련 모형과 수도원 모형을 선호해 왔고, 조종남 목사 시대에는 영성훈련 모형과 신학 모형의 조화형을 추구했다. 그 이후에는 일정한 흐름을 찾기 어려우나 대체로 통합적 모형을 지향하는 것 같다.

신학교육의 여러 모형들   
통합적 모형은 잘되면 균형을 갖추고 다양한 사회계층에서 사역할 수 있는 지도자를 육성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되면 통합성이 없고 교수단 전공에 따른 ‘조각 모형’(fragmented model)으로 전락될 위험도 있어 자아성 위기(identity crisis) 곧 혼란을 맞게 된다.

우선 신학교육사를 보면 위의 신학교육 모형 가운데 실패작들이 몇 개 있다. 사회구원 모형, 종교다원주의 모형, 지성/신학 일변도 모형이 그것들이다. 그런 신학교들이 이미 문을 닫았거나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반면에 성공작들은 성경연구 모형과 영성 모형이 조화를 이룬 신학교육이다. 이를테면 지성이나 도덕성 훈련은 성경연구를 위하여 그리고 성경연구를 통하여 실현한다는 신학교육 모형이다. 결론은 이상적 신학교육은 결국 성경연구와 영성훈련을 축으로 한 통합적 모형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교리개정 특별 총회’를 열어서라도…
이번 성결교회 신학토론을 거치면서 분명해진 것이 하나 있다. 성결교회 교리와 신학의 주축은 결국 구원론이라는 확고부동한 사실이다. 장로교회는 신론, 천주교회는 교회론, 감리교회는 윤리론, 침례교회는 계시론(성경론), 순복음교회는 성령론을 주축으로 하여 승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성결교회는 요한 웨슬리 목사의 가르침을 따른 성결론과 사중복음론이 합류되어 구원론 중심의 교단으로 성장해 왔다. 그래서 ‘온전한 구원, 거룩한 생활’을 미주성결교단 대표 표어로 확정지었다. 물론 신학은 여러 주제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구원론만 따로 떼어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구원론으로 주축을 삼고 계시론, 삼위일체 신론, 인죄론, 윤리론, 교회론, 종말론을 다시 해석해 나가야 목회사역의 튼튼한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

신학자 칼 바르트는 ‘신학은 설교 준비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 성결교회가 구원론을 교리의 주축으로 삼고 성결교회 목회자들이 구원론 설교에 자신감 넘치는 전문성을 확보한다면 사역은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사이엔가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단에는 다양한 견해를 가진 학자들로 채워졌다. 신학분야가 전공이 아닌 교수들이 여럿 있고 신학교수단도 한국계, 미국계, 독일계, 영국계로 나뉘어 있다. 다양한 것은 분명히 장점이지만 ‘일치’가 빠진 다양성은 오합지졸일 뿐이다.

반면에, 교단 총회는 매년 인물 뽑기와 행정적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래서 교단총회 역사가 105년이나 되어도 ‘교리적 선언’ 같은 합의된 문서가 전혀 없다. 교리와 신학은 몸으로 말하면 뇌수에 해당되는데 결국 뇌수가 고장난 교단이 되었다. 서울신학대학교는 모든 교직원과 학생이 서명하고 철저히 외치는 단일화된 고백적 신학이 희미하고, 교단은 교단대로 합의된 교리적 신앙고백이 없으므로 성결교회는 ‘교리와 신학의 무정부상태’에 처해 있는 셈이다.

교단창립 100주년이 그것을 이룰 좋은 때였으나 그만 놓치고 말았다. 그러므로 ‘교리개정 특별총회’라도 축소형 형태로 열어서 구원론을 주축으로 한 교리체계를 확정짓기를 제언한다. 그것이 성결교회를 반석 위에 건축하여 든든히 서가게 하고 따르는 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더 많아지게 하는(행 9:31) 결정적 전략의 하나이다. 그리고 서울신학대학교도 신학적 표류를 마감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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