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어느 교회가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청빙조건을 밝혔다. “…우리의 새 담임목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매이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강함을 주장하면서 또한 한계도 깨달을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나 말씀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나누어 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는 일에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순수한 목회감각으로 다가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 너무 이상적 목회자상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법도 한 청빙조건이다. 학력이나 목회경력을 따지지 않는 과감함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교회의 목회자 청빙풍토와는 너무나 다르지 않은가? 영적인 사람이라는 말과 사람됨이라는 말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 때문일까? 영적이란 말은 그림자조차 얼씬거리지 않는 청빙조건이다.

▨… 완평부원군 이원익은 후덕한 사람으로 소문이 났었다. 아랫사람을 다루되 세세한 데까지 감찰하는 것을 능사로 여기지 아니하고 덕으로 이끌려고 노력해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완평부원군 이원익은 속이려면 속일 수 있겠지만 차마 속이지 못하겠다.” 이원익 같은 이가 이 시대를 산다면 모르기는 해도 우리교단에서 장로로 추대되었을 것이다.

▨… 성총회가 막을 올렸다. 영성이 특별히 강조되고 학력이 그 못지않게 강조되는 성결교회 풍토이니 목사 대의원들은 틀림없이 영성적이고 지성적일 것이다. 우리교단 장로님들의 이미지는 겸손과 순종, 섬김이니 이원익도 울고 갈 만큼 후덕하다고 보증서도 무방하리라. 이런 믿음의 인격들이 성총회의 대의원이니 성총회는 분명히 성총회답게 진행될 것이다.

▨… 그러나 무엇인지 모르게 성총회의 분위기는 찜찜하다.(24일 현재) 지방회를 분할하려는 이들, 연판장에 서명하는 이들, 지도부의 결정을 따르면 될 것을 왜 평지풍파를 일으키느냐는 이들, 일을 똑똑하게 처리 못하니 말을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이들, 영성과 지성, 겸손과 순종의 하나님의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분위기는 일촉즉발 직전이다. 그러나 어떤 분들이 모였는데, 설마하니 작년처럼 멱살잡이야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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