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년차 총회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그것은 현직 총무라는 막강한 상대와의 경쟁에서 신임 총무가 승리했기 때문이다. 총회대의원 대부분은 이러한 사실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그동안 교단의 기저로부터 새로움에 대한 욕구가 그만큼 컸던 것이며, 이래서는 안된다는 열망이 대단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 선출된 총무를 향한 기대는 클 것이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여유를 가지고 멀리 보면서 우리 교단을 신임 총무가 ‘코디네이터’해 주기를 바란다.

많은 기대가 있지만 몇 가지만 정리해 보려고 한다.
먼저, 기본에 충실한 총무가 되기를 부탁한다. 총회본부는 우리 교단의 심장이다. 한의학에서 심장은 군주지관으로, 왕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심장은 아무런 소리도 없이 일을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수행한다. 만약 심장이 움직이는 것이 드러나면 심장에 병이 들었다는 증거이다. 신임 총무는 조용히 일해 주기를 바란다. 정말 귀한 사람은 말이 없다.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표시내지 않는다. 총회장 화환과 같은 크기의 화환을 행사장에 보내지 말라. 회보 같은 것 만들어서 홍보하지 말라. 있는 듯 없는 듯 기본에 충실한 총무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법과 원칙, 상식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해야하는지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해야 할 말은 해야 하겠다. 우리는 은혜와 사랑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지 못하다면 도덕과 윤리로라도 살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법과 원칙과 상식으로도 살지 못하고 있다. 법은 물수(水)변에 갈거(去)를 쓴다. 법은 물이 흐르듯이 흘러가게 해야 한다. 더 이상 지교회에서 올라오는 행정서류들이 본부의 사무실 책상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게 해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돌들이 소리지른 것이다. 삼년 후 은혜롭게 재선하는 총무가 되려면 최소한 법과 원칙, 상식을 지켜야 한다. 

한가지 만 더 말하자면 화합과 통합의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바야흐로 분열과 해체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하나되는 것이다. 우리 교단은 전도를 목적으로 시작되었기에 ‘신학적인 포용성’을 가지고 있으며, 웨슬레 신학의 영향으로 ‘창조적 종합(Creative Synthesis)’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교단의 선배들로부터 시작해서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대형교단과 소형교단사이에서 균형자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해 왔다.

신임총무는 우리 교단의 내부문제나 지교회는 문제는 물론이고, 한국 교계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알의 밀알이 되어서 화해하고 조정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감당해 주기를 바란다. 전임 총무들은 능히 이 일을 감당해 왔고 지금도 교계에서 우리의 역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해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전임 총무에 대한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임 총무는 나름대로 개혁의 기치를 걸고 출발하였으나 스스로 자충수를 두었고 자기관리의 부족으로 낙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의 처음 마음을 폄하할 수 없을 것이다. 초심을 인정해 주고 교단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다. 이제라도 초심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신임 총무가 몇 가지의 마음을 갖고 출발하면, 총회본부 직원들은 즐겁게 더 희생하면서 일할 것이다. 지교회들은 신바람나서 총회비도 잘 내고 총회본부에도 부담없이 드나들 수 있을 것이다. 신임 총무는 ‘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변화와 개혁을 통해 새로운 교단을 만들어 달라는 교단과 성결가족 모두의 뜻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순교의 정신으로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선한 열매가 맺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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