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50년대 한·일 성결교회 역사 조망
일제 말 탄압, 한국전쟁과 순교 경험 등 나눠

일본제국주의가 강력한 팽창정책을 추구하던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과 일본의 성결교회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집중 조망하는 한일성결교회 학자들의 공동 포럼이 열렸다.
한일성결교회공동역사연구회는 지난 7월 4일부터 5일까지 ‘1930-1950년대 한일의 성결교회:종교정책과 교회’를 주제로 제4회 공동역사연구회 포럼을 한일 양국 신학자 및 목회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첫날 개회예배와 1930년대 한일성결교회 상황을 주제로 한 세미나, 둘째 날 1950년대 이후 성결교회와 관련한 세미나가 진행되었으며 행사 후 한일성결교회 역사연구를 위한 연석회의가 이어졌다.
첫날 포럼은 박종현 박사(명지대 객원교수)와 카미나카 사카에 목사(일본성결교회 역사편찬위 실무위원장),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신대원장)가 ‘1930년대 한국성결교회의 분열’, ‘전시하 일본에서의 홀리네스교회 발자취’, ‘일제말의 종교정책과 성결교회’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박종현 박사는 1930년대 한국성결교회 분열의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한 후 “한국성결교회의 새로운 세대 목회자들의 자치요구를 동양선교회는 (자체의 독특성으로)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 결과 자치요구는 상당히 강압적으로 묵살되었으며 이는 극적 반발을 불러와 (결국) 성결교회의 분열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강의에서 박명수 교수는 1930년대 한국성결교회는 “일본의 종교정책에 순응하였으나 성결교회의 교리나 기본적인 정책에 관해서 부딪히게 될 때 비교적 단호하게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결교회는)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역사관에 도전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역사의 주님이라는 재림사상을 분명하게 천명한 것을 자랑해야 할 신앙유산”이라면서도 “일본의 종교정책에 순응하여 창씨개명, 국방헌금모금, 신사참배 등에 동참했고 성결교회 전체조직은 국민정신총연맹의 하부조직, 일본 전시체제의 일원이 된 것은 조선민족 교회로서 회개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본홀리네스 교단의 역사에 대해 발표한 사카에 목사는 “전시하 홀리네스교단 계열 교회가 탄압받은 사실은 일본 기독교계에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하고 1942년 1차 검거와 다음해 2차 검거, 1943년 4월의 교회해산과 목사직 박탈 등에 대해 개괄한 후 한 예로 ‘코야마 소스케 자살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코야마 목사는 오사카에서 태어나 성서학원 재학 중 하코다테교회에서 파송되었으며 1942년 1월 16일 헌병대에 구인, 3월 26일 감옥에서 사망한 인물이다.
사카에 목사는 “소스케의 죽음은 공권력의 폭주, 밀고가 횡횡한 지역사회 등 전쟁에 의해 드러난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홀리네스교회에 속한 자의 신앙고백, 이웃사랑의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냈으며 일본 홀리네스교단 전쟁책임 고백의 초점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우상숭배에 빠진 교회는 이웃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날 포럼에서 본 교단 파송 선교사인 이상훈 목사가 ‘히로시마성결교회의 역사’에 대해, 박찬희 박사(기둥교회)가 ‘1950년대 초기의 한국성결교회:한국전쟁과 교단의 수난’을 주제로 발제했다.
히로시마교회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고찰한 이상훈 선교사는 “히로시마성결교회는 75년의 역사 동안 일본 정부에 의해 일본성결교회, 일본기독교단에, 재일대한기독교단에 가입한 때도 있었으며 현재는 한국성결교단과 일본 홀리네스교단에 속한 교회가 됐다”고 말했으며 “선교적 교회로서 히로시마교회는 앞으로 그 사역이 주목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강연에서 박찬희 목사는 한국전쟁의 상황 속에서 성결교회의 피해상황, 특히 북한교회의 폐쇄와 순교사건 등을 개괄한 후 전쟁시기 성결교회 수난의 특징으로 ‘정치사상이 신앙을 극도로 탄압한 점’, ‘집단적 수난과 순교’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전쟁의 수난이 성결교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불타는 영혼구원의 열정과 피폐해진 조국의 신앙을 신앙으로 일으켜 세우는 일에 매진하는 등 교회의 성장을 가져왔으며 ‘반공사상의 공고화와 종말적인 신앙의 고양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일성결교회공동역사연구회는 2008년부터 매년 한차례씩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양국 성결교회의 상호 역사를 함께 연구하고 공통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결성되었으며 그동안 ‘한일 기독교 역사 이해’, ‘한일 성결교회의 상호 이해’, ‘한일 성결교회 초기의 역사’ 등에 대해 포럼을 개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