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침공에 앞서 부시 행정부(미국)와 블레어 행정부(영국)는 후세인을 세계 평화에 위협적인 인물로 부각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대량살상이 가능한 치명적인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라덴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 장기 독재와 이란과의 전쟁, 쿠웨이트 침공으로 미운 털이 박힐 대로 박힌 후세인으로선 피할 길이 없는 압박이었다.

▨… 후세인 패망 이후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라크의 군사력은 외양보다는 빈약했었고 대량 살상 무기는 애초에 없었다. 후세인이 오사마 빈라덴의 후원자라는 소리도 이슬람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게는 터무니없었음이 밝혀졌다. 후세인은 비종교주의자였고 빈라덴은 이라크인들에게 후세인을 타도하라고 거듭 촉구했었다. 테러를 성전(지하드)이라고 주창하는 빈 라덴에게 후세인은 반이슬람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 우리는 역사적 사실이라면 무조건 믿어버리는 함정에 빠져 있다. 그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생리를 정치가들은 교묘하게 이용한다. 오다가다 대통령과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친분을 과시하려드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권력에 기생하는 무리라면 얼뜨기인 척하고 넘어 가줄 수도 있지만 목사들이 설교집 내면서 미국의 어느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굳이 내놓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라고 변명을 해줘야 하는 것인가.

▨… 역사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엄중하다. 역사에서 배우고 역사에서 미래의 청사진을 마련해야한다. 그러므로 역사는 미화해서도 안 되지만 자기 입맛대로 이용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정당화하려고 역사를 오려다 붙이는 행위는 역사를 기만하는 행태다.

▨… 한국교회사 안에서 성결교회사를 과대포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사회의 현실 속에서 성결교회의 위치를 과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역사회 속에서 내가 속한 교회의 역할을 과신하고 있지는 않은지 물어볼 필요는 없을까. 성결교회 발전을 위해 혼자서 십자가를 감당한 것 같은, 성결교회 개혁의 길을 홀로 걸어가는 듯한 발언들이 마구 남발되고 있다. 역사를 제멋대로 오려붙이는 것은 무엇보다 자기기만임을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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