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 정권을 일러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인맥), ‘강부자’(강남 부자출신), ‘장동건’(장로출신·동지상고·건설업자), ‘서인영’(서울대·인수위·영남인맥)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정권일고 짓씹었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위해서 차출한 이름이겠지만 당사자인 연예인 편에서는 자신의이름이 이런 식으로 쓰여지는 것이 결코 달가울 수는 없을 것이다.

▨… 시인 김지하가 ‘오적’을 발표했던 유신체제 시절에는 가방 끈이 조금 긴 사람들의 유머에는 오적이란 단어가 필수과목처럼 붙어 다녔었다. 자유를, 평등을, 인권을 드러내놓고 말할 용기를 가질 수 없었던 지식인들은 자신을 일러 오적 가운데 하나라고 자조했었다. 자조의 아픔조차 외면해버릴 수 있었던 뱃심좋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는 오직 영적인 것이라고만 버럭 대기도 했었지만….

▨… 우리 교단의 총회장이 이끄는 임원회가 정권에 빗대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자리에 이사나 부서장을 파송하는 권한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봉사의 자리이지 권력의 자리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암암리에 ‘예부호’(예성출신·부흥사·호남사람)라는 말이 ‘유비통신’에서는 번지고 있었음을 신임 총회장과 임원회는 앞으로 나아갈 길의 이정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몇 년 전에 우리 교단안에 떠돌아 다녔던 유언비어 가운데 하나는 ‘삼백삼장’이었다. 교단 정치와 상관없는 사람들은 “가슴마다 파도친다”는 구 찬송가를 떠올리겠지만 물정 아는 이들은 ‘체셔고양이’처럼 히죽댈 것이다. 난데없이 ‘오적’이니 ‘칠적’이니 하는 옛 유신시대의 유행어가 무진의 안개처럼 교단 안에 번지고 있다. 끔찍한 것은 그렇게 이름 찍힌 이들의 표정이 예사로울 수만은 없다는데 있다.

▨… ‘총무 다운 총무의 역할’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건 신임 총무가 등장했다. 우선 ‘예부호’가 아니라는 사실이 많은 대의원들을 안심시켰는지도 모른다. 오적, 칠적의 소용돌이 속을 용케도 헤쳐나온 그의 뚝심이 약속한 과제를 어떤 식으로 지켜낼지 기대 반, 궁금 반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고양이 ‘체셔’처럼 무슨 일에든 히죽히죽 웃기만하다가 사라져버리는 생리가 교단 안에 조금씩 번져나고 있음을 잊지 말도록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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