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람이 바실리데스(Basilides 125년 경)에게 물었다. “악마가 돌 한 개를 집으며 이 돌로 하나님 자신도 들어올릴 수 없는 무거운 바위를 만들어보라고 요청하였다. 하나님은 이 요청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셨을 것 같은가?” 알렉산드리아에서 복음의 비밀을 맡은 자로서의 직무(그는 베드로로부터 주어진 비밀 전승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를 수행하던 그는 답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또 싸맸다.

▨… 머리가 커서 154센티미터의 키가 더 작아 보이는 임마누엘 칸트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도시를 산책했다. 이웃들은 그를 보고서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학문적 자산은 게으른 사람으로선 평생을 투자해도 읽어낼 수 없을만큼 방대했다. 그가 80세에 죽으면서 말했다. “나처럼 오래 사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젊은 사람들이 그만큼 늦게 일자리를 얻게 되니까.”

▨… 화가 틸 오일렌슈피겔이 어느 백작으로부터 자기 성의 대연회장 벽에 조상들을 모두 그려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무례한 작품의뢰를 조롱하기로 마음먹은 화가는 “서자로 태어난 사람의 눈에는 내 그림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아무도 그것은 흰 벽일 뿐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느 날 한 바보가 “제 눈엔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요”라고 뱉었다. 화가는 생각했다. “바보가 진실을 말하기 시작하니 나도 은퇴할 때가 됐군”이라고.(마티아스 반 복셀, 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사전)

▨… 끝까지 총회장을 지켰던 어느 장로 대의원이 앞자리의 목사 대의원에게 물었다. “모두 잘 되었지요?” 질문 받은 사람이 가만히 웃으며 대답했다. “언제나 잘 되게 되어 있지 않나요?” 이제는 총회 대의원 자리를 은퇴해야할 때가 되었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주변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들 시큰둥했다. ‘염치없는 짓’ 간신히 끝냈다는 듯이….

▨… 총회란 ‘바실리데스의 돌’ 같은 것일까. 아니면 구성원이 모두 도덕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회는 비도덕적일 수밖에 없다는 니버의 진단을 방패막이로 삼아 진실에 대해선 눈감아 버리는 틸의 벽화같은 것일까. 바실리데스는 결국 유대교적 그노시즘에 빠져버렸음을 모든 성결인들은 직시해야 한다. 진리의 영이란 진실할 것을 명령하시는 이 아닌가.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