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집사·김영임 권사, 55년 간 부부로 서로 섬겨
자녀 잃은 슬픔 신앙으로 극복 … 가족 건강·행복 위해 기도 힘써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에 대한 섬김과 사랑을 놓지 않고 아름다운 가정을 일궈낸 부부가 있다. 올해로 결혼 55주년을 맞은 용인 이레교회(송대석 목사) 이상복 집사와 김영임 권사는 한결같은 사랑과 섬김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실 행복한 가정을 이뤄냈다.

수줍은 만남과 결혼

마주잡은 두 손이 어색하지 않다. 스킨십이 낯설 법한 노부부이지만 인터뷰 틈틈이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 옆에 있던 용인 이레교회 민미영 사모는 “두 분은 소문난 잉꼬부부예요. 서로를 항상 챙기고 애정표현도 자연스러워요.”라며 웃었다.

훌륭하게 성장한 자녀들, 안정적인 신앙생활, 서로를 아끼는 배우자 등 행복의 모든 조건을 갖춘 듯이 보이지만 이 부부에게도 젊은 시절 시련과 역경이 많았다. 그러나 서로를 향한 섬김과 사랑, 상대방의 입장이 되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55년 동안 한결같이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이상복 집사와 김영임 권사는 67년 전 초등학교 동창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부부의 고향인 전라도 완도에서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처음 만난 부부는 이후 김 권사 이모의 중매로, 연인으로, 부부로 더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결혼 당시 이상복 집사가 스무살, 김영인 권사가 스물 한 살, 이상복 집사가 학교에 일찍 들어갔기에 동창이지만 연상 연하 커플이었다. “동창이랑 결혼하니깐 왠지 편하고 좋을 것 같았다”는 이 집사와는 달리, 수줍음이 많았던 김 권사는 “동창이랑, 또 어린 남자랑 어떻게 결혼을 할 수 있는지 속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서로 섬기며 결혼생활 이어가

결혼은 김영임 권사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많은 식솔을 거느려야 하는 대식구의 안주인이 되어야 했고, 처음 해보는 대규모 농사도 감당해야 했다. “어린나이에 시집와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이상복 집사가 당시 김 권사의 고생을 안타까워했다.

남편의 마음을 아는지 김영임 권사는 웃으며 “처음 해보는 고생이었지만 늘 따뜻하게 맞아준 시부모님과 남편이 큰 힘이 됐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자 이 집사는 “이 사람이 하도 어른들께 잘해서 지역에서 주는 효부상도 탔다”며 은근슬쩍 김 권사를 자랑했다. 투박한 말씨였지만 노부부는 세심하게 서로를 챙기며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다.

고난과 역경, 다시 찾은 신앙

행복한 결혼생활이었지만 고난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이 집사 부부는 슬하에 3남 6녀를 두었지만 세 명의 아들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잇따라 하늘로 떠났다. 금쪽같은 아들들이 셋이나 세상을 떠나자 부부의 상심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주변의 반응도 부부를 힘들게 했다. 걱정 때문에 건네는 말들이었지만 모두 부부에게는 상처로 다가왔다. 설상가상으로 이상복 집사가 운영했던 사업도 어려움을 겪게 되어 부부의 고통은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부는 결국 고향을 떠나기로 결정했고, 생전 처음 고향에서 벗어나 수원에 터를 잡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하나님을 만났다.

아이를 잃은 슬픔과 괴로움은 하나님을 만나 치유받았다.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지만 아이를 잃은 것은 그 모든 생활을 변화시킬 정도로 컸어요. 그러나 저보다 더 상심했을 배우자를 위해서 더 굳건히 자리 잡고 신앙으로 이겨내야만 했어요(김영임 권사).” 두 부부는 신앙으로 당시의 괴로웠던 시간을 이겨냈다.

기도로 가정의 행복 이뤄

“아내의 거짓 없고 순수한 면이 참 좋다”는 이상복 집사와 “한 번도 속 썩인 일이 없는 바른 남편상”이라며 배우자를 칭찬하는 김영임 권사는 “남은 인생이 얼마나 남았겠어요. 아무 바랄 것 없이 순종하면서 남에게 피해 안주고 신앙생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인으로 터전을 옮긴 부부는 매일 가족을 위해 교회의 부흥을 위해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비록 3명의 자녀를 잃었지만 하나님은 남은 자녀들을 두배 세배로 축복해주었다. 모두 출가한 자녀들 중에는 사모도 있으며, 미국에서 성공한 커리어 우먼도 있었다. 손주들도 모두 우수한 인재로 자라나 노부부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다. 천일기도도 마다하지 않았던 믿음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무릎꿇음의 힘인 듯했다.

이상복 집사는 쉽게 다투고 헤어지는 요즘 부부들을 안타까워하며 “의견차이가 부부간에 있을 수 있지만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다”며 선배로서의 조언도 남겼다.

노부부는 앞으로도 인생의 마지막까지 마주 잡은 두 손을 놓지 않을 예정이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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