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이 변하고 있다-11

박종석 교수(서울신대·기독교교육)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라는 게 있다. 독일의 하인리히가 말한 것으로 한번의 대형사고가 나기 전에는 그와 유사한 29번의 작은 사고가 있고, 그 작은 사고들 주변에서는 300번의 이상 징후가 감지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우리 교회도 대형사고를 당하기 전에 이상 징후들을 식별해내야 할 때인 것 같다.

종교사회학자인 감신대의 이원규 교수는 “한국교회 정체의 원인분석”이라는 글에서 그 징후들에 대해 언급한다. 1990년대 한국교회는 정체상황에 접어들었는데, 그 이유가 여가산업이 발달해 교인들을 자꾸 끌어내고 있고, 노령인구와 여성들의 사회 참여로 교회유입률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5천불을 넘어서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니 인생을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들고, 반공과 안보를 수단으로 불안을 조성하던 군부독재체제가 종식되면서 종교의 필요를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이 교회 저 교회 기웃거리는 신자들은 늘었지만 정작 새신자는 없다는 것이다. 교회를 떠나는 신자도 만만치 않은데 교회를 떠나 무종교인이 된 숫자는 무려 880만 명이나 되며, 개신교에서 타종교로 개종한 사람은 2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안타까운 현실을 모두 언급한 후 이 교수가 내놓은 대안은 이렇다. “적어도 양적인 교회성장의 문제에 대하여는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왜냐하면 모든 조건이 교회성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고, 이 현실이 쉽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한국교회의 정체현상에 대한 유일한 대답이 있다면 그것은 21세기 한국교회의 과제가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숙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라고 하겠다.” 

어쩌면 앞에서의 내용은 이미 한 번쯤은 들었음직한 식상한 말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는 인정은 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교수 하나는 “친구들에게 공부 좀 하라”는 말을 해서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공부하라는 말에 감정이 상하는 현장이라면 거기에서 위기극복의 가능성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듯 싶다.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 가보면 우리교단 목회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교육을 아직도 교회학교에서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아직도 못 바꾸고 있는 분이나 바뀌지가 않는 분들, 교육이 교회의 성장이나 성숙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 아예 아무 생각이 없는 분들은 혹시 공부가 부족한 것은 아닌가. 이제 징후들은 충분하다. 교회성장이 정체되고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상실해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마지막 징후는 교회의 교육 부족이다. 이 징후를 인정하자. 나 자신부터 공부하면서 나를 교육하자. 교회가 성장하고 성숙해 질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