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튼 교수 “사회적 관심”, 민경석 교수 “성육신적인 사랑” 강조

첫 발제에 나선 민경석 교수(미국 클레어몬트대학원대학교 학장)는 “세계화의 도전 앞에서 우리가 찾아야할 해법은 ‘전통적 기독론’에 있다”며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결합한 믿음의 사실을 넘어 형제로서 서로 연합하고 사랑하는 ‘성육신(incarnation)의 변증법’으로 세계화의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적 기독론 세계화 문제 실마리
‘세계화 시대에 전통적 기독론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강연한 민 교수는 세계화의 도전으로 경제적 불평등과 생태학적 도전, 국가 간 정치적 불평등과 제국주의적 위험을 꼽았다.
‘부정과 위기’의 상황으로 진단할 수밖에 없는 세계화에 대해 민경석 교수는 자신을 가난한 사람들과 동일시하고 모든 인간들을 당신 자신의 몸의 지체로 동일시하는 성육신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았다. 인간군상이 겪는 시련과 고난에 그리스도도 함께 하신다는 하나님과 인간의 ‘위격적 결합’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그는 “성육신을 통해 가난하고 고통받는 자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그들 안에서 ‘내 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부르짖는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것처럼 성별과 국적과 문화와 종교의 동일성을 넘어선 ‘세계화의 문제도 성육신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신학은 경험적 전문가가 될 수는 없지만 문제를 발견하고 기본적인 시각과 동기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화 시대 신학적 시선으로 산재한 문제들에 접근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게 민 교수의 주장이다.
사회적 관심 갱신되어야
수평적 연합과 함께 성결운동의 사회적 관심을 새롭게 갱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둘째날 마지막 강연을 맡은 전 웨슬리신학회장 데이튼 교수는 ‘웨슬리안 성결운동의 사회적 관심’에 대해 강조하며 “성결운동과 사회적 관심은 함께 가야하며, 진정한 신학적 갱신은 사회적 관심의 갱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슬리안 성결운동의 사회적 차원’에 대해 발제한 데이튼 교수는 “웨슬리안 신학을 바탕으로 한 모든 성결 단체나 교회의 설립에는 부분적으로나마 사회적 관심을 뿌리에 두고 있었지만 복음주의 전통에 동화되면서 사회적 관심이란 정체성은 상당히 상실되었다”고 지적하고 웨슬리안 성결운동의 사회적 관심과 참여의 역사를 소개했다.
데이튼 교수는 “과부와 고아를 돕고 전도지와 성서를 나누는 전통적인 성결교 중심의 선교회도 있었지만, 평화와 노예제도 철폐, 아동노동폐지 등을 주장한 보다 급진적인 선교회도 있었다”며 다양한 형태의 성결운동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세기 웨슬리안 감리교회의 경우, 노예제 철폐를 위해 생겨났으며 ‘완전 성화’에 관한 종교신조를 채택한 첫 성결교파로 기록되어 있다. 또 중산층에 저항해 생겨난 ‘자유감리교회’는 “완전성화를 통한 죄로부터의 자유”를 주장하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목회에 헌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데이튼 교수는 웨슬리안 전통에서 우선적인 신학의 가치는 사랑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사랑이라는 주제가 웨슬리안 사상의 구성원리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타락으로 잃은 것은 사랑하는 능력이고, 죄는 마음의 이기심”이라고 규정했다. 결국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표는 ‘완전한 사랑’ 또는 ‘완전한 성화’였다며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신앙인의 사회적 성결을 담아낸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부정의한 세상 바로잡는 힘은 ‘사랑’
‘하나님의 정의와 세상 안의 정의’에 대해 강연한 슈뵈벨 교수(튀빙겐 대학교)는 “세상의 정의는 항상 많이 가진 자와 적게 가진 자 사이에서 재산을 분배하는 차원을 논의하는 등 철저히 관계적이지만 하나님의 정의는 상호간의 관계에서 ‘공정성’을 추구하는 이상의 차원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구약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부터 관계적 정의를 추출한 그는 신약에서 기독론,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정의론으로 해석했다. 그는 “당시 법으로 가장 부정의한 자로 여겨져 치욕적으로 생을 마감한 그리스도는 최고의 ‘부정의’를 진실한 ‘정의’로 바꾼 사건이자, 인간이 가진 모든 정의의 기준을 창조적으로 초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교회의 삶은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사랑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주장한 슈뵈벨 박사는 “사랑은 서로 모자란 부분을 상호 보충해 주는 규칙을 다시 회복시키면서 더 풍성히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가 누구에게 빚지는 것이라면 사랑은 빚진 것보다 더 풍성하게 갚는 것이고, 받을 것보다 더 많이 주는 것이라며 결국 부정의한 세상을 바로잡을 힘은 사랑에 있음을 강조했다.
비교신학 통해 신학 심화 확장해야
프랜시스 클루니 교수(하버드대학교)는 종교다원주의에 대해 ‘비교신학’이라는 창조적 답안을 제시했다. 다른 종교에서도 귀한 가치를 찾아 기독교 신학을 보다 풍성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교신학, 그 이론과 실제’ 발표에서 그는 “비교 신학은 개별 종교들을 기독교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작업이 아니며, 개별 종교들에 관한 단순한 객관적 서술 작업도 아니고, 비전문적 종교인들의 대화 자체에 집중하는 종교간 대화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개별 종교들의 다양한 주제들을 기독교 신학의 주제들과 비교 연구하며, 이를 기독교 신앙의 전통 심화와 확장에 이용하는 작업이 비교신학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다른 종교들로부터 통찰을 얻게 될 때, 어떻게 진리들이 다른 전통들 안에서 받아들여지고 설명되고 전승되는지 관찰할 때, 하나님의 성질과 행위, 세계 개입에 관한 우리의 신학적 견해를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쿵랍 얀 교수(홍콩 중문대학교)는 ‘기독교와 세계적 정의운동-공공영역 경영에서 선교의 재고찰’에 대해 발제에서 기독교가 공정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희년의 신학적 개념을 제시했다. 희년은 국가간 부채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유비적 틀이라는 것이다. 또 경제구조가 구성원들의 삶을 조정하고 착취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시민사회가 경제를 감시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얀 교수는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의 문제를 보다 통전적 관점에서 하나님의 선교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영태, 이신건, 전성용, 주승민, 최형근 교수 등은 논찬에서 세계화에서 기독교신학의 나아갈 방향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