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교육, 재정 등 각 분야 여성사역 순조
봉사 넘어 교회전체로 역할 확대 필요

 

여성리더십이 전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되고 있다. 사진은 문서전도 활동에 나서고 있는 광주교회 문서사랑 팀.

 

교회 인구의 7~80%를 차지하는 여성 성도들. 그들의 섬김과 헌신은 교회 사역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왔다. 여성들은 오랫동안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봉사로 교회를 든든히 받혀주는 역할을 감당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헌신과 봉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동안 여성도들의 역할은 교회 내 봉사나 섬김 등에 제한되는 경향을 보였다. 여성들은 리더십을 발휘하기 보다 수동적 역할에 머무르곤 했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여성의 리더십을 보다 키우고 발전시킬 때 교회 안팎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 곳곳에 발휘된 여성 리더십

사실 교회 곳곳에서 여성들은 리더십을 꽃피우고 있다. 구역과 셀의 리더 상당수가 여성들이며, 제자훈련도 여성들이 먼저 받고, 또 많이 동참한다. 전도훈련과 전도활동 참여도 여성들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 정도다. 여성들의 리더십은 소리나지 않게 교회 곳곳에서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광주교회(김관영 목사)에는 펜 굴러가는 소리가 가득했다. 팀장 김순애 집사를 필두로 7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문서사랑 팀이 새신자와 장기결석자들을 위해 엽서를 작성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인 게 어느 덧 7년. 팀원들은 말씀묵상과 엽서를 받는 전도 대상자를 위해, 팀원들을 위해 중보기도한 후, 엽서 쓰기에 돌입한다. 이렇게 하루에 작성되는 엽서는 80여통, 한 사람당 10여 통이지만 생각보다 쉽진 않다. 편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한 문장도 소홀히 작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경애 집사는 “남성도들은 직장 시간과 겹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여성들도 집안과 육아에 바쁘지만 개인사를 잠시 내려놓고 최대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교회 문서사랑 팀이 7년여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여성들 특유의 성실성과 꾸준함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이런 여성도들의 활동이 교회의 사역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여성들의 리더십은 여성들 내에서만 발휘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교회마다 손꼽히는 여성 리더들이 있고, 교회 중요한 일에 앞장서는 여성들도 많지만 대체로 이들이 참여하는 대표사역은 주방사역, 봉사사역처럼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로 규정된 분야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성들도 충분히 각 기관장, 성가대 부장, 제자훈련 리더 등의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지만 아직까지 그러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은 많지 않다.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 벗어나야

평택교회 교구장과 성가대장을 맡고 있는 송득경 장로(여성)는 타고난 인품과 리더십을 십분 발휘해 교구를 이끌고 있다. 송 장로는 “목사님께서 믿고 맡겨 주셨지만 처음에는 다소 남성 교구를 인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들을 돌보고 마음에 품자, 다른 장로님들만큼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교파 기도모임을 직접 만든 김선녀 권사(역촌교회)는 “초교파 기도회에 나오는 여성들은 각 교파와 교단, 교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분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여성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상, 지역, 나라, 자녀를 위해 꾸준히 기도한다는 점이 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교회 제자훈련 리더로 사역 중인 허혜숙 권사(세현교회)는 “여성들의 타고난 세심함과 배려는 리더가 됐을 때 빛이 난다”며 “남성들의 손이 닿지 못하는 곳을 여성들이 세밀하게 살펴서 성도를 돕고 교회의 화합을 이끈다”고 말했다.

목회자·성도 자세 변화 필요

이처럼 성실함과 끈기, 세심함과 배려, 또한 어머니의 마음은 여성 리더십의 특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리더십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만만찮다. 아직 한국교회에서 여성리더는 ‘여성들’의 리더로만 여길 뿐 교회 전체의 리더라는 인식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까지 여성 장로 등 여성리더들이 교회에 많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로 볼 수 있다.

최소영 총무(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여성들이 소위 여성적 활동을 넘고 지도력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또한 여성 장로 등 책임 있는 역할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교회에서 관심 갖고 지원해준다면 발전하는 여성들로 인해 교회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성 자체의 생각 변화도 필요하다. 한 전문가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달라졌지만 아직도 중장년층에서는 유교적인 자세로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나누어 놓고, 이것이 교회 안까지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들부터 자신의 역할에 한계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여성 리더십이 더욱 발전하고, 성결교회 여성리더들이 더 많이 발굴되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 리더십의 종류를 구분하는 구태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목회자와 장로, 남녀 성도들 모두 여성의 리더십을 인정할 때 진정한 여성리더십이 활짝 피어날 수 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