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생의 노력으로 ‘자본론’을 완성했으나 아내와 큰 딸이 잇달아 죽자 마르크스는 거의 넋이 나갔다. 그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음을 알아차린 평생의 후원자 엥겔스가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후세에 전할 말은 없는가?” 마르크스가 신경질적으로 고함을 질렀다. “나가. 꺼지란 말이야! 마지막 말은 생전에 할말을 다하지 못한 바보들에게나 어울리지.”

▨… 1년 6개월을 감옥살이를 한 어느 여인이 ‘4001’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오랜 세월, 천천히 나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고생하신 많은 분들을 위해 가슴깊이 사죄를 드리며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는 이의 글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곤욕을 치루고 있다. 전직 대통령, 서울대 총장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며 곤두박질치는 이름에 귀가 솔깃해지는 현상이 초판 판매부수에서 나타나고 있다.

▨… 남들(비기독교인) 앞에서는 낯뜨거운 일이지만 이름들이 곤두박질친다는 점에서는 ‘4001’보다 더 흥미진진한 사태가 ‘한기총’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 대표회장이 돈 선거를 고백하더니, 현 대표회장은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당했다. 한국교회 최대 교단의 수장까지 지내고 성령에 사로잡힌(?) 분들이실텐데 코피 터지는 싸움은 무하마드 알리와 소니 리스튼의 권투 못지않다.

▨…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평생을 함께한 동지적 관계는 엥겔스의 끝없는 경제적 후원이라는 차원 때문에라도 후세 사람들의 입에 오래도록 오르내렸다. 비록 죽음에 임박한 마르크스에게서 신경질적인 거부반응이 튀어나오기는 했지만…. 그에 비해 십자가의 길을 함께 간다는 믿음의 사람들, 그 가운데서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라는 이들의 행태는 차라리 시정잡배 수준이다. 그러니 어찌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비기독교인 입장에서는….

▨… 최고의 소리를 내는 플루트가 있다면 그것은 누구의 소유가 되는 것이 정의로운가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은 적이 있다. 권력자인가, 부자인가, 인격자인가? 최고의 플루트 연주자가 더 좋은 플루트를 소유해야만 정의롭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십자가의 길은 자기를 부인하는 자들만이 갈 수 있다. 그것이 십자가의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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