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0목사는 신실하고 주관있고 추진력있는 후보입니다.” “교단과 교회를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총무후보 000 올림.” “000목사는 새 시대를 열어갈 후보입니다.” “나라와 교단에 꼭 필요한 총무, 준비된 능력있는 000목사를 총무로” “우리의 참 스승이신 예수의 계시로 충만하소서. 교단의 푸른 숲을 꿈꾸는 000목사” “할 일 많은 성결교회 일 잘하는 000를 총무로 추천합니다.”

▨… 문자메시지 홍수다. 선거운동 방법이 그것 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선거일이 16일이나 남은 9일 현재 받은 메시지가 52개나 된다고 어느 대의원이 푸념했다. 그의 푸념은 이제부터 받아야 할 문자메시지가 지금까지 받은 것 보다 더 많지 않겠느냐는 뜻도 담고 있었다. “메뚜기도 한철인거 모르나? 대의원 대접해주는 것인데 행복하지 뭘” 면박당한 대의원이 씁쓸하게 웃었다.

▨… 그 대의원이 다시 물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 친애하는 목사님이라고 불러주고 이름을 혼동해서 문자를 보내는 것도 대접인가?” “워낙 많이 보내려니 전화번호 명부가 틀렸나 보지.” 마침내 배알이 뒤틀렸는지 한마디를 쏘았다. “안 그래도 스팸 때문에 속 터지는데 문자 제일 적게 보내는 후보를 찍을 것이야.”

▨…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던데.... 다른 후보가 열 번 찍으면 나는 열 한번 찍어야지 하는 후보의 마음을 나무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왕 출사표를 던진 다음에야 승리를 쟁취해야 하는 것이 선거의 생리이니. 그러나 교단 선거에서는 승리만이 최고의 가치일 수 없다. 선거에서의 승리라는 열매를 움켜쥐려하다가 성직자의 얼굴을 잃게 된다면 주객전도도 유분수 아니겠는가.

▨… 군자는 움직이지 않아도 존경받고 말하지 않아도 믿는다(不動而敬, 不言而信)고 하였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지족하는 마음이 가르치는 자의 필요조건임을 깨우쳐 주었다(딤전 6:6). 제102년차 총회의 모든 후보는 우리의 쓸데없는 걱정을 깨뜨리는 군자반열의 지족하는 마음을 지닌 분들일 것이다. 그 많은 문자들이 이기심이나 명예욕 때문에 입후보한 것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믿고싶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