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월드컵 결승전 때의 일이다. 경기를 생방송으로 시청하던 수십 억 축구 팬들은 모두들 하나같이 경악했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데 프랑스 국가대표 팀 주장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느닷없이 머리로 들이받은 것이다. 지체없이 심판은 지단의 퇴장을 명령했고 그것으로 경기도 사실상 끝났다 프랑스 팀의 핵심인 지단의 퇴장은 프랑스를 주저앉혀버린 것이다.

▨… 월드컵 결승전, 그것은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의 무대이다. 축구에 열광하는 많은 나라들이 한 번 만 설 수 있었으면 하고 소망하고 소망하는 무대이다. 지네딘 지단이 그것을 몰랐을까. 팀의 주장이며 중원의 지휘관인 지단은, 자신의 퇴장이 프랑스 팀에게 치명타가 된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어리석었을까. 도대체 무엇이 지단을 그토록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 훗날 마테라치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그 진상이 밝혀졌다. 마테라치는 지단의 여동생 릴라의 이름을 들먹이며 “창녀 운운”해서 지단과 그 가족을 모욕했다. 아프리카계 프랑스인이었기에 자신을 향한 모욕과 멸시에는 익숙한 지단이었지만, 누이를 향한 모욕에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이 밝혀지자 지단 때문에 패배했다고 비난하던 프랑스인들은 오히려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 총회 임원 등 입후보 등록이 마감되었다. 사랑과 용서를, 하나님 앞에서 진실할 것을 설교하는 목사들에게 있지도 않은 문제를 뒤집어 씌워 파렴치한을 만드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졌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 일에 대해 아무도 분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사이기에 역시 다르다라고 박수는 보내고 싶지만 목사가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수모와 분노는 결코 “니들이 게 맛을 알아?” 차원일 수는 없는 것이다.

▨… 자신의 휴대폰을 전자레인지에 넣어 돌린 뒤 ‘폭발했다’고 1인 시위를 벌인 사람이 있었다. 겉으로 정의로운 체했지만 노림은 보상금이었다. 성결원, 선교사훈련원의 비리 증거 운운하며 총회장을 누비고 다닌 사람들이 노렸던 것은 무엇일까.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알겠지만 저들이 마테라치처럼 목표를 달성했을지는 몰라도 성결인들은 지단에게 박수를 보내는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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