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는 세계의 모든 교회들과 함께 사순절(Lent)의 계절을 맞고 있다. 사순절은 그리스도가 부활하시 전 고난의 40일을 기념하는 절기로, 금년은 지난 3월 9일을 성회수요일로부터 시작하여 4월 중순의 고난주간에 절정을 이루다가 4월 23일 부활절의 하루 전 토요일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사순절은 영광스러운 부활절의 대 축제를 복되게 맞이하기 위해 교회가 반드시 준비해야하는 과정으로,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 명상하면서 참회와 기도, 헌신을 새삼스럽게 다짐하는 교회의 영성훈련 프로그램이다. 성도들이 이 절기의 행사에 적극 동참하여 영적으로 크게 성장하려는 데 큰 의의와 목적이 있다.

오늘 우리의 사회는 21세기 최첨단 기술과 지식, 그리고 자유와 인권이 극도로 구가되는 물질만능주의 뿐 아니라, 종교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절대화가 무시되는 다원주의 시대이다. 이런 현실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자칫 이기적인 방종과 오만으로 이탈하려는 세속적인 유혹에 무차별 열려져 있어 교회의 지도자들은 잠시도 긴장감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성도들은 영성의 실체이신 그리스도에게 더욱 가까이 접근하는 영성생활의 훈련을 통해 세속적인 유혹을 뿌리치고 이를 극복하는 능력을 내적으로 체험해야 한다. 동시에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성결한 몸만들기에 부단히 힘써야 한다. 그런 뜻에서 여기 사순절 행사를 통한 두 가지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하나는, 극기(克己) 훈련을 통해 성도들의 신앙의 순수성을 계속 추구한다.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려는 목적이 있으므로, 이를 위해 성도들이 자기 자신을 쳐서 복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먼저 외형적으로, 사순절 기간에 넥타이를 포함한 화려한 의복이나 사치스런 악세사리를 자제하고, 과소비를 절제하며, 화내거나 고함지르는 일을 억제하여 경건한 감정유지에 힘쓴다. 또한 하루 한 끼 정도를 금식하고, 금식한 음식 값을 모아 불우한 이웃을 찾아 고통을 함께 나누며, 헌혈이나 장기기증에 동참하게 한다.

또 하나는, 경건생활의 심화(深化)를 통한 신앙의 성숙을 계속 지향한다. 그리스도 고난에의 참여는 우선적으로 기도와 말씀이 중심이 돼야 한다. 따라서 ‘사순절 묵상’ 같은 작은 경건서적을 각 가정에 보급하여 매일 한 장씩 읽고 묵상하게 하며, 이를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에서 활용하여 모든 성도가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필수코스로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사순절의 피크인 고난주간에는 저녁기도회나 철야기도회 등 기도의 프로그램으로 그리스도와의 만남과 교제를 통해 신앙의 깊이를 체험하여 성도들의 성화와 성숙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전투에서의 승패는 그 전의 훈련에서 땀의 양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영적 전투이기 때문에 우리가 장차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부단한 경건생활 훈련에 힘써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순절에 그리스도의 고난에 모두 참여하여 그리스도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복된 체험을 모두가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