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위기를 평탄과 평통으로

(수 1:8)

2011-01-26     베덕만 목사(주사랑교회)

한국교회가 위기입니다. 연초부터 한국의 대표적 교회들에 관한 추문들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들려오는 서글픈 소문들 앞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너희가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다”는 주님의 말씀이 무참해집니다. 한국교회가 이처럼 허망하게 날개를 찢기고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번 재기의 날개를 펴고 비상할 것인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특히 성결인들이 함께 풀어야할 어려운 과제입니다.

본문에서 우리는 사면초가의 위기상황에 처한 여호수아를 발견합니다. 태산 같은 존재 모세가 죽었습니다. 언제나 반항과 배반의 기회만 찾는 말썽꾸러기 백성들을 그의 연약한 손에 맡기고 말입니다. 게다가 그들 앞을 험한 요단강과 무수한 대적들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여호수아에게 이 모든 상황은 감당할 수 없는 무서운 십자가였습니다.

험난한 현실 사이에서, 무엇보다 미숙하고 무능한 자신을 바라보며, 여호수아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습니다. 세상의 빛이라는 하나님의 선언, ‘개독교’라고 조롱하는 세상의 비웃음,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우리의 모습이 당시의 여호수아와 많이 닮았습니다.

이때 여호수아를 향해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두려움에 전율하던 그에게 들린 하늘의 메시지는 뜻밖이었습니다. 의지할 멘토도 없고, 반항적인 백성들은 끊임없이 원망을 토로하며, 눈 앞에는 건너야 할 장애와 적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우리는 당연히 유능한 인재와 탁월한 지도력, 강력한 군대와 무기를 기대할 것 입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은 모든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수1:8). 이것이 바로 절체절명의 위기순간에 여호수아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명령이며 또한 약속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은 평탄과 형통의 길을 제시합니다. 여호수아가 직면한 사면초가의 위기상황을 근본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기막힌 전략 말입니다. 우리가 읽었듯이, 그 비법의 핵심에는 율법책이 있습니다. 율법책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모세가 떠난 상황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을 이어줄 유일하고 확실한 소통의 매체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이렇게 명령합니다.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라.” 하나님의 말씀에 주목하라는 말입니다. 대중적 여론에 흔들리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라는 것입니다.

명령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라.” 하나님과의 관계에 중단과 휴식이 없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포착하기 위해 우리의 영적 안테나가 24시간 작동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일생을 주님과 동행했던 에녹처럼 말입니다.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주관적 해석과 선택의 유혹을 극복하고, 단호하고 철저하게 순종하라는 뜻입니다. 떠나라는 명령에 고향을 떠나고, 자식을 드리라는 명령에 순종했던 아브라함처럼 말입니다.

물론, 이 말씀을 오늘의 정황에 적용하려 하는 순간, 우리는 ‘급진적’이란 비판에 직면할지도 모릅니다. 낭만적이며 비현실적이란 조롱과 함께 말입니다. 하지만 급진적이란 말의 어원은 뿌리에 충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늘 급진적이어야 합니다. 교활한 세속의 성공전략 대신, 하나님의 말씀 앞에 늘 새롭게 결단하고 도전하는, 야무지고 당찬 종이 되어야 합니다. 성경을 늘 곁에 두고, 그 안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분투하며, 그렇게 깨달은 진리를 부패한 세상과 흔들리는 교회를 향해 온 몸으로 실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오하다고 믿는 말씀을 무오한 삶으로 증거하기 위해 성령과 함께 몸부림쳐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결의 진면목일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를 위해 요단강을 열고, 가나안 족속들을 굴복시키는 하나님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위기를 평탄과 형통으로 역전시키는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에 동참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위기에 직면한 한국교회가 되새겨야 할 급진적 메시지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체험하고 선포해야 할 성결의 복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