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성결원 의료봉사자 최서규 권사(천안교회)
노인 돌봄으로 제2인생 꽃피워호스피스센터 거쳐 성결원 안착발빠른 진료와 심리적 안정에 중점
7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쉼보다 헌신을 택해 봉사하는 성결인 의사가 있어 훈훈한 감동을 준다.
최서규 권사(천안교회·사진 가운데)는 산부인과 원장으로 봉직하다 2004년 조기 은퇴 한 후 호스피스센터를 거쳐 현재 성결원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최 권사는 올해 73세의 고령이지만 아직도 왕성한 활동력으로 제2의 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하나님께서 좋은 달란트를 주셔서 은퇴 후에도 활동하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해요. 성결원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것도 힘들기 보다는 감사가 넘칩니다.”
최서규 권사는 젊은 시절부터 병원장으로 일하느라 언제나 바쁘게 살아왔다. 바쁜 일상에 쫓겨 교회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나눔도 크게 실천하지 못해 은퇴 이후를 기다렸다고 했다.
최 권사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많은 형제들을 키워야 했던 젊은시절의 어려움을 기억하고 이웃을 위해 일하겠다고 생각했다”면서는 “실현을 위해 66세에 은퇴를 하고,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은퇴 직후 호스피스 요양원의 요청을 받고 무임 의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최 권사는 질병과 노환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이들의 곁에서 지내며, 감사와 기도가 많아졌다고 한다.
또 노인들을 어떻게 돌봐야하는지 몸에 익히는 배움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4년여가 흐른 후 2008년 성결원이 개원되면서 권석원 목사의 권면을 받고 성결원으로 봉사지를 옮기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이 얼마나 오묘한지 몰라요. 노인돌봄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4년여 훈련을 시키시더니 결국 성결원으로 불러주셨어요. 덕분에 바로 투입되어 일할 수 있었죠.”
최 권사는 성결원 개원 초기부터 봉사를 시작,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퇴근하며 봉사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성결원은 다른 시설과 달리 의사가 상주하는 노인요양시설이라는 안정성을 갖게 됐다.
노인요양시설은 대부분 치매와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노인들이 많아 순식간에 사고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의사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데 최 권사가 이런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성결원은 지역적 특성상 감기라도 걸리면 30여분 차를 타고 나가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최 권사가 상주해 있어 바로 진료와 투약이 가능하다. 신경계통 응급상황이 생기면 인하대의 신경과 교수로 있는 아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최 권사는 봉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해에는 폐렴으로 3개월을 입원해 성결원을 비울 수밖에 없는 상황도 생겼다. 매일 아침에 회진하면서 이마를 짚어보던 최 권사가 한동안 안보이자 노인들은 서운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최 권사는 “저분들의 모습은 내 모습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힘들기보다 안타깝고 더 잘해주려고 노력하게 되는 거죠. 특히 치매노인들에게 절대 부정하지 않고 ‘예스’로만 답하며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려 노력해요”라고 말했다.
노환과 치매로 성결원에서 생활하는 한 은퇴 목사의 경우 이제 말도 잊고, 기억도 잊었지만 유일하게 최 권사와는 함께 찬송을 부를 정도로 그녀는 노인들 마음 가까이에 있다.
최 권사는 “하나님께서 일할 수 있는 힘을 주셨으니 내게 허락된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노인들을 섬기며 봉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녹록치 않은 노인돌봄이지만 최 권사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알고 오늘도 기쁘게 사역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