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7호> 현대를 가리켜 ‘글로벌 문화'...
▨… 현대를 가리켜 ‘글로벌 문화’ 시대라고 말한다. 세계가 일일생활권으로 좁혀졌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복음이 아직 전해지지 않은 지역이 전해진 지역보다 훨씬 넓다는 사실 앞에서는 세계는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 팽창하고 있다는 느낌에 젖게 한다. 선교사 파송 세계 제2위인 우리나라는 통계미비로 확인이 불가능하나 제1위인 북미의 경우 약 35,000명의 선교사 중 95%가 세계의 17%밖에 안 되는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다고 한다.
▨… 선교사들의 발길이 닿지 않고 있는 지역은 대체로 이슬람 문화권이라든가 특정 종교문화권, 사회주의 문화권 그리고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오지 및 독재체제가 고착되어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들에는 극소수의 선교사들이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는 있지만 대체로 정상적인 복음 전도 활동은 불가능하다. 선교사들이 자신의 신분을 감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회를 개척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다.
▨… 복음 전도가 벽에 부딪히게 된 것은 서구의 팽창주의(식민주의)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일정 부분은 교회 자체에 책임이 있음도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19세기 중반까지 교회는 그 나아가는 길을 서구문명과 일체화했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화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었다. 리빙스턴(D. Livingstone)이 “자신은 복음과 유럽문명의 축복을 주기 위해 아프리카에 갔다”고 토로한 것은 그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 ‘울지마 톤즈’가 소리 없이 우리 사회를 울리고 있다. 지난 14일로 선종 1주기를 맞은 이태석은 “가난과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 죽음의 늪에서 뛰쳐나온 아이들을 보니 가톨릭이니 개신교니 이슬람교니 하며 사람을 종교로 구분 짓는 것이 그들에겐 배부른 소리요 조금은 미안한 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며 선교의 사명을 새롭게 찾고 있다.
▨… 알렌(H. N. Allen)은 의사였지만 선교사였다. 그러나 그 사실을 그는 밝히려 하지 않았다. 그가 길을 열었으므로 언더우드와 아펜셀러는 이 땅에 복음을 들고 들어올 수 있었다. “의료 선교사들이야말로 성직 복음 전도자 형제들의 대업을 가능하게 한 개척자들이었다”라는 초기 선교사 기포드의 증언을 우리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