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본회퍼학회, 디트리히 본회퍼 선집 발간
대한기독교서회서 출간, 유석성·이신건 등 번역 참여
신앙고백적 삶을 산 신앙인이요 목회자인 디트리히 본회퍼. 그는 히틀러를 축출 또는 제거(암살)하려고 시도한 저항가인 동시에 그리스도인과 교회에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바르게 사는 제자의 길과 성도의 공동체로서 교회의 참 모습을 가르쳐준 신학자요 목회자였다.
그의 저서와 강연, 설교, 편지 등을 묶어 1986년 독일에서 출간한 본회퍼 전집 중 학문적인 저서 8권이 한국본회퍼학회(회장 유석성)와 대한기독교서회의 협력으로 ‘디트리히 본회퍼 선집’(대한기독교서회)으로 출간됐다.
이번 선집은 10여년 동안 힘든 작업을 거쳐 본회퍼에 대한 학문적 성과를 반영, 출간한 권위 있는 독일어 전집을 독일에서 공부하고 한국 대학 강단에서 수많은 강연과 연구논문을 발표한 전문 연구자들이 번역한 책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번 8권의 선집은 익히 잘 알려진 ‘나를 따르라’, ‘신도의 공동생활’, ‘저항과 복종(옥중서간)’과 함께 ‘성도의 교제’, ‘행위와 존재’, ‘창조와 타락’ ‘그리스도론’, ‘윤리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에서 이미 번역, 출간된 일부 저서는 원문과 번역본 등을 대조해 새롭게 번역하였고 ‘윤리학’의 경우는 기존의 연구 성과로 내용이 확장되어 사실상 새롭게 번역했다.
이번 번역에는 특히 서울신학대학교 교수진들이 적극 참여했다. 서울신대총장 유석성 박사와 이신건 오성현 교수 등이 번역자로 참여했으며, 타 신학대 손규태 김재진 정지련 강성영 교수 등도 주 번역자로 함께했다.
사실 본회퍼는 1906년 태어나 1945년 처형되어 그의 삶은 39년에 불과하다. 한국적 상황을 고려할 때 신학적 성숙도에 물음표를 던지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는 그리스도의 참 제자도와 교회의 참모습에 대해 깊이 있는 신학적 연구와 성찰로 교회사회학, 조직신학, 윤리학 등에서 적지 않은 신학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순교자적 삶과 죽음으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려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본회퍼의 저서와 그의 삶과 죽음은 1970~80년대 군부 독재시절 민주화투쟁을 전개했던 신학생들과 청년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되기도 했다.
처형 후 묻힐 뻔 한 그의 저서는 에버하르트 베트게라는 친구 등에 의해 엮였고 계속해서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수많은 단편들이 모아져 출간된 ‘윤리학’은 그의 ‘필생의 대작’이라 부를만한 내용이지만 아직까지 충분한 연구와 토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전집의 출간은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 본회퍼 연구의 새로운 확산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연구하며 실천하는 신학자상과 실천 속에 연구하는 목회자 상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선집 출간에 대해 유석성 총장은 “한국 신학계와 교회에 새로운 이정표와 신앙의 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본회퍼의 저서들이 교회를 교회되게 하며,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올바른 길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각 권 2만3000~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