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삼천포교회 역사의 증인 박세영 원로장로

80평생 한 교회 섬기며 신앙의 모범 보여 교회 72년사 집필…4대 신앙 대이어

2020-09-09     남원준 기자

경남 서부지역 성결교회의 모교회 역할을 해온 삼천포교회(임광호 목사). 삼천포교회 100년의 역사에서 4대째 성결신앙을 이어가며 교회를 섬겨온 성결인이 있다.

박세영 원로장로(사진)는 80평생을 삼천포교회와 함께한 교회 역사의 산증인이다. 갓난아이 때부터 어머니 등에 업혀 처음 교회에 출석해 지금까지 한 교회를 섬기고 있다.

2010년 삼천포교회에서 원로로 추대된 박 장로는 은퇴 전까지 교회와 지방회, 교단을 위해 두루 헌신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어왔다.

지난 6월에 열린 삼천포교회 임직식에서는 딸 박양순 권사와 사위 배성기 안수집사가 함께 임직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평생 삼천포교회를 지켜온 성도인 까닭에 그는 2007년 발행된 삼천포교회 72년사를 집필하기도 했다. 

이공계 공대 출신인 박 장로가 교회의 역사를 집필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황당함을 느낄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박 장로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었기에 거룩한 부담감으로 이를 맡았다. 

“인쇄소에서 삼천포교회 72년사 가편집 한권을 손에 받아든 순간, 이 책을 정말 내가 만들었을까하는 의구심이 일어났습니다. 600쪽이 넘는 책을 만들기도 처음이었지만 글을 쓰고 책과 사진을 정리해 편집했다는 것이 나의 재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편찬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교회 80년사를 1997년에 고 장정래 장로가 편찬하기로 했다가 그가 병이나는 바람에 중단되어 1998년 교회 창립 80주년 준비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중단된 교회사 편찬을 그가 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교회사 편찬을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필요한 역사자료를 찾았지만 광복 이후 30여 년간의 자료는 전무해 당시 상황을 아는 분들에게 사진이나 자료를 받았지만 연대별로 정리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교회사를 편찬하며 중요한 사실도 발견했다. 이명직 목사의 저서 성결교회 약사(1929년 발행)에서 삼천포교회 창립일이 1920년 4월 18일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집필 9년 만에 삼천포교회 72년사가 나왔다. 80년사(1920~2000년)를 쓸 수 있었지만 72년사(1920~1992년)로 마치게 된 것도 이유가 있다.

그동안 알지 못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으려고 상세히 내용을 첨가하다보니 분량이 너무 많아졌다. 2000년 전후 박 장로가 선임장로가 되어 교회사에 관여해왔는데 본인과 관련된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72년사를 편찬하면서 삼천포교회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은혜로운 교회인가를 발견하여 무한한 긍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집필 후 거듭 수정하면서 교회사를 읽은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기 위해 부단히 기도하며 노력했습니다.”   

박 장로는 젊은 시절부터 개인사업을 하며 바쁜 인생을 살았지만 그 삶의 중심에는 늘 교회가 있었다. 교회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며 궂은일에도 솔선수범했다. 이런 모습을 가족들이 섭섭하게 느낄 정도로 교회를 사랑했다.

딸 박양순 권사는 “늘 가정보다 교회를 먼저 챙기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당시에는 왜 저렇게까지 하시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교회 사랑이 남달랐다”고 했다.   

늘 푸른 청년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교회를 돌보던 박 장로도 은퇴 후 10년이 지난 지금,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다. 저혈압 때문에 눕거나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러움 때문에 오래 서있지 못한다. 그래도 주일에는 늘 교회를 출석하며 삼천포교회의 큰 어른으로 든든히 서있다.

“갓난아이 때부터 다닌 교회를 떠나지 않고 평생을 섬길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육신적으로 힘을 쓰는 일은 못하지만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으로 삶의 마지막 사명을 다하려고 합니다.”

삼천포교회의 큰 어른 박세영 장로의 자손과 신앙의 후배들이 삼천포교회의 든든한 기둥으로 믿음의 대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