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산

2010-07-22     이규철 목사(안동교회)

산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장(場) 중 하나이다. 세계 인구 60억 가운데 10분의 1이 산에서 살고 있다. 세계 인구 30억이 생존에 필요한 물을 산에서 얻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발생시킨 오염된 공기의 절반 이상을 산이 흡수해 준다.

성경을 통해 만나는 인간의 삶은 산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인간이 최초로 거한 곳이 에덴동산이다(창 2:8). 노아가 대 홍수를 대비하여 방주를 만든 곳이 산이었고, 그 만들어진 방주가 홍수를 견딘 후 머무른 곳이 ‘아라랏 산’이었다(창 8:4).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전적 순종함으로 이삭을 바치고자 했던 곳은  ‘모리아 산’이었다(창 22:2).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코자 모세를 부르신 곳은 ‘호렙산’이었다(출 3:1, 12). 엘리야 선지자가 바알신 숭배자들에 대항하여 ‘참 하나님’ 대결 끝에 승리를 거둔 곳이 ‘갈멜산’이었다(왕상 18:19~42).

성경에서 만나는 우리 주 예수님 또한 산에서 많은 일을 행하셨다. 예수께서는 높은 산에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다(마 4:8). 예수께서는 산에서 제자들에게 산상수훈의 가르침을 주셨다(마 5:1).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우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마 17:20) 하셨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열두 제자를 산으로 불러 세우셨다(막 3:13).

예수께서는 기도하기 위해 산에 오르셔서 밤이 맞도록 기도하셨다(마 14:23). 예수님은 산에서 놀랍도록 당신의 몸이 변화되는 역사를 행하셨다(마 17:1~9). 예수께서는 산에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을 만나셨다(마 28:16~17). 예수께서는 감람산에서 세상 끝날 이루어질 징조들에 대해 예언하셨다(마 24:3). 또한 십자가에 못 박하시기 전 날 예수께서 겟세마네 동산으로 나아가 기도하시고자 할 때, 그분은 제자들과 함께 찬미하며 나아가셨다(마 26:30~31). 십자가의 처절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님은 감람산에서 하나님 나라로 승천하셨다(행1:9~12).

특별히 예수님은 “선지자 다니엘의 말한바 멸망의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선 것을 보거든 그 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찌어다”(마 24:15~16)라고 긴한 충고를 주셨다. 요세프스의 기록에 의하면, 실제 예수님의 이 말씀을 문자적으로 믿은 자들은 A.D.66년 로마군이 예루살렘 포위망을 잠시 늦춘 시기를 틈타 펠라(Pella)로 탈출하여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다. 여하튼 자기 백성을 돌보시는 우리 주님의 끝없는 사랑의 섭리는 오묘하다. 산과 관련된 예수님의 모든 활동은 천국복음으로써 인생을 구원코자 하시는 거룩한 사역이었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휴식을 얻기 위해 산을 오르는가 하면 혹 비전을 성취하는 용기와 열정인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품고자 산에 오르는 이도 있다. 이유와 동기가 어떠하든 인생살이는 등산과 같다. 등산객이 그의 등정 목표를 향해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듯 각자 자기에게 합당한 목표를 세우고 매진하다 보면 분명 바라는 바를 이뤄낼 것이다.

물론 산을 오르는 일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산은 올라 갈수록 길이 좁아지고 험해지며 등산객의 숫자는 적어진다. 정상에 오르기는 힘든 반면 그 곳에 머무는 시간 또한 지극히 짧다. 더불어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이처럼 산자락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 그렇지만 산은 복잡다단한 세상 속에서 허덕이는 현대 크리스천을 향해 여전히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안에서 신앙생활만큼은 ‘시원하고 단순하게(Keep It Simple, Stupid)’ 지속 할 것을 촉구한다. 영육간의 진정한 건강과 평안을 얻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