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참관기>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 없는가
1988년도에 장로 임직을 받았고 22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그동안 직장생활로 인하여 총회는 물론 지방회도 제대로 참석하지 못한 채 두 번에 지방회를 거쳐 이번에 처음 대의원으로 총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총회는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컸었다. 총회 장소인 바울교회에 도착 하여 깔끔하게 차려입은 안내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회의장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지정된 좌석에 대의원들로 가득하였다.
예배에 이어서 사흘 일정에 회의가 시작 되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심리부와 서무부에 대의원 심사 문제로 총회가 지연 되었으며 총회 회의 순서지에 대의원 명단도 기록되지 않았다. 그 동안 몇 개월에 기간이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수선한 가운데 회의는 진행되었고 이어서 소개와 인사 시간에 홍은해 군종감과 각 군에서 활동 중인 군목이 소개되었으며 군복음화에 전력하고 있는 군목들의 늠름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든든해졌다. 식사 시간에는 이렇게 많은 인원들이 어떻게 식사를 할 수 있을까 염려를 했으나 넓은 식당과 훈련된 안내원들의 민첩한 행동으로 어려움 없이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었다.
둘째 날 오후에 있는 임원선거는 모든 대의원들의 큰 관심거리인 것 같다. 부총회장 선거를 응원하기 위하여 온, 각 교회에 성도들의 열기도 대단하였다. 세분의 입후보자 중에 개표 결과에 따라 한분씩 아름다운 사퇴를 하면서 선거는 큰 무리 없이 잘 끝났다. 선거운동 기간에 각 선거운동원들이 보낸 문자 메세지는 하루에도 십여 건이 넘었으며 지방 선거운동원이 보낸 것 까지 합하면 하루에도 수십 건이나 되었다. 문자를 교대로 하루에 몇 건씩만 보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과연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깨끗한 선거운동을 했는가를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아야 할 것이다.
각 부서가 조직되고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나는 해당부서인 농어촌부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며 밀고 당기는 현상이 한 참이나 벌어진 것이다. 알고 보니 예산이 많은(?) 농어촌부에 임원자리를 놓고 서로 하려는 것 같았다. 그곳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모두가 목사님이요 장로님들이시다. 그런데 이렇게 혈기를 부리며 얼굴을 붉히고 있는 목사님들의 모습을 세상 사람들이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강단에서 성도들에게 사랑을 강조하고 온유를 말씀하고 계실 목사님이라고 생각하니 도무지 은혜가 되질 않는다. 왜 우리는 은혜롭고 아름다운 회의를 하지 못한단 말인가? 우리들의 회의 하는 모습을 보고 사회인들도 본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총회 마지막 날 밀린 회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으며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처음 참석한 총회라서 발언한번 못하고 투표와 거수기 노릇만 하였지만 그래도 각 분야에서 열심히 수고하고 계시는 많은 대의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새로 선출되신 총회장 원팔연 목사님과 부총회장 주남석 목사님은 어려운 개척교회로부터 시작하셔서 오늘의 대형교회로 부흥시키신 훌륭한 목사님들이시다. 앞으로 우리 교단이 크게 발전되리라 기대가 된다. 이번 총회를 시작할 때부터 폐회 이후 뒷정리까지 빈틈이 없이 수고하신 바울교회 성도들의 아름다운 섬김은 참석한 모든 분들의 큰 감명을 주었다.
바울교회 성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내년에는 보다 깨끗한 선거문화와 성숙하고 모범적인 총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