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복음> 마라나타! : 오십니다. 오시옵소서.
남원고을 춘향이가 사또의 청을 거절하고 모진 매를 맞은 후에 옥중의 설운 고생의 날을 보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삼경 겨우 잠이 드니 옥창에 앵도화가 어지러이 떨어지고, 단장하던 몸거울의 한 복판이 깨어지고, 흉악한 허수아비 문 위에 달렸거늘, 깜짝 놀라 잠을 깨니, 남가일몽이라. 탄식하며 하는 말이 “내 신세로 꾼 꿈이니, 꽃같이 떨어지고 석경같이 깨어지면 허수아비 모양으로 공석(空石)으로 묶으려나?”하며 날이 새도록 탄식하였습니다(판소리 춘향가).
이때에 소경 하나 옥 밖으로 지나다 춘향의 요청으로 그 꿈을 해석하여 주었습니다. “으응, 어허, 그 꿈이 신통하네, 장히 좋은 꿈이로세. 꽃이 떨어지면 열매가 열터이니, 열매는 목자(木子)로다. 나무 목 아래 아들 자하면 오얏 이(李)자 정녕하고, 거울이 깨어지니 옛날에 서덕언이 파경(破鏡)을 가지고서 옛 연분을 찾았고, 허수아비라 하는 것은 폐의파립(蔽衣破笠)한 것이니 이(李)가 성을 가진 사람 옛 연분을 찾으려고 폐의파립으로 올 꿈이라. 문 위에 달릴 제는 우러러볼 터이니 헌 옷을 입었어도 사람마다 무서워하지. 어허 그 꿈이 장히 좋의” 소경의 해몽대로 “암행어사 출두야.” 벽력같이 웨는 소리와 함께 천지가 진동하는 개벽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면서 이(李)씨 성을 선택한 외국인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그는 자기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十)에 죽으신 분이며 인자(人子)이신 그 분을 나타내는 한자가 바로 오얏 이(李)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그 옛날, 이(李:木+子)도령을 기다린 춘향이처럼, 십자가에 죽으신 인자(李:十 +人+子)를 기다리는 성도의 소망이 곧 재림 신앙입니다.
예수께서는 마지막 때에 일어날 일들에 대하여 비유로 때로는 직접적으로 ‘다시 돌아 올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 다시 오실 것을 믿는 ‘재림 신앙’은 초대교회 케리그마의 내용이었으며(행 3:21), “주께서 오신다.”(고전16:22)라는 선포나 “주님, 오시옵소서”하는 기원의 뜻을 가진 ‘마라나타’(maranatha)라는 말은 말할 수 없이 극심한 박해와 배교의 위험에 직면한 성도들에게 고난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기도의 제목이었습니다. 또한 고난을 당하면서도 믿음이 역사(役事)와 사랑의 수고, 소망의 인내로 주 안에 굳게 선 성도들에게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로 친히 하늘로부터 강림하셔서 항상 함께 있으리라”하는 ‘재림의 소망’은 영원한 소망과 용기를 주는 위로였습니다(살전 4:18).
특별히 성결교회는 재림 신앙을 강조하다가 “예수가 재림하면 천황도 심판을 받는다”라고 하여 1943년 200여명의 교직자들이 구속되었고 교단의 신학교와 교회가 폐교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민족에게 해방의 선물을 주셨고 박해에 무릎 꿇지 않는 순수한 교회는 당당하게 다시 서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이미 이루어진(already) 하나님의 나라의 성취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not yet) 하나님 나라의 완성 사이에서, 깨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라고 전파하며(마 4:17), 동시에 “그 나라가 임하소서”라고 기도할(마 6:10) 사명으로 존재하는 공동체입니다.
주여, 주의 교회를 기억하시와 / 온갖 악에서 구하시고 / 주의 사랑으로 완성하소서. / 사방에서 주의 교회를 모으시와 / 그 교회를, 그 성도들을 / 주께서 미리 마련해 두신 / 주의 나라로 인도하소서(Didache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