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같은 교회 구현
60년 전 돌로 만든 성전 그대로 … 소박하고 포근한 느낌
나무와 담쟁이, 돌 등 자연과 조화 이뤄 … 도심의 영혼쉼터
‘작은 것에서는 아름다움을 찾을 수 없다’는 오늘날 건축 세태에서 갈릴리교회가 아름다운 것은 옛 모습, 바로 화려한 건축자재나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 주변 환경과의 조화, 사람을 향한 배려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창선 목사가 이곳에 처음 교회를 건축할 당시만 해도 인근에 바다가 있었다. 마치 예수님께서 처음 사역 하신 갈릴리 마을 같아서 ‘갈릴리’라고 이름을 붙였다. 지금은 바다가 있던 곳에 개발의 바람을 타고 도심이 들어섰지만 용마산을 등에 지고 있는 교회는 도심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몇 발자국만 띠면 동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 덩그러니 서 있는 교회당, 그 앞에 솟은 낡은 종탑은 전형적인 옛 교회당 모습 그대로다. 뛰어난 예술적인 아름다움은 없지만 돌로 지어진 교회당은 요즘 교회에서 맛볼 수 없는 정결함과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회색빛 교회당 벽면을 타고 온갖 담쟁이 넝쿨이 겨울에도 녹음을 지키고 있다. 교회당은 마치 오래 된 정원과 같다.
교회 앞마당을 가로질러 가면 작은 연못이 보인다. 연못은 작은 물레방아와 맷돌 등으로 꾸며져 운치가 있다. 연못은 단순한 조경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화와 씻음, 그리고 생명수를 상징하는 듯했다. 성소에 들어서기 전에 스스로를 정화하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또 연못을 지나면 등나무 아래 작은 쉼터가 있는데, 하나님의 은혜의 동산 같다. 이곳에 봄과 가을에는 온갖 꽃이 만개하고 열대 나무 등 각종 나무와 식물, 돌 등으로 작은 정원을 이룬다. 그 중에서 철 대문과 담을 감싸 안는 능소화의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가 최고다.
그야말로 자연과 어우러진 교회당은 한폭의 그림과 같다. 예배당 안은 의외로 단순하다. 직사각형의 평면 공간뿐 별다른 장식 없이 간결하다. 거친 벽면과 천장, 강단은 최근에 리모델링을 해 깔끔하다. 정문 입구 위의 둥근 창은 강단 쪽으로 빛을 비추도록 했으며, 바깥에서는 십자가로 보이도록 했다. 강대상은 용마산의 나무를 베어다가 성도들이 만들었다.
정원의 나무와 꽃도 거의 용마산에서 구해 성도들이 직접 조경한 것들이다. 모든 것을 자연에서 얻어 소박하고 아담하게 꾸민 것이다. 교회당이 운치있고 아름답다 보니 오고 가는 사람들이 들러서 차도 마시고 쉬었다가 가기도 하고, 가끔은 사진 동우회에서 사진을 찍으러 온다고 한다.
이런 갈릴리교회 예배당 건축 당시 아름다운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6·25전쟁 직후 차 목사는 피난민과 상이군인, 고아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당시 이들이 먹을 것과 약값을 아껴서 교회당 건축비를 마련했고, 무학산에서 직접 돌을 캐고, 지고 날라서 지금의 교회당을 손수 건축했다는 것이다. 차 목사의 차녀인 차혜옥 선교사는 “상이군인들은 병원에서 받은 마이신 약을 팔고, 성도들은 금식해서 밥값을 아끼고, 자기 물건들을 팔아서 건축 헌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의 힘을 모아 교회를 함께 세웠고, 지금도 그런 전통을 이어 오기 때문에 세월이 흘러도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갈릴리교회는 그 옛날 갈릴리에서 가난한 사람을 돌보았던 예수님처럼 과부와 노인, 재소자 등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고 서로 어울리면서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