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3호> 젊은 그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감동하면서 우리의 젊은 청년들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청춘을 바라보며 ‘루저’니 ‘88만원 세대’니, 실업이니 하는 걱정스러운 코드만 떠올리던 요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대만민국의 청년들은 우리의 5000년 역사를 마음껏 새로 쓰고 있었습니다. 50대로 접어든 필자의 청년 시절, 저는 동계 올림픽은 키 잘 크고 잘 먹는 서양인들만 가능한 스포츠인 줄 알았습니다. 축구는 아시아에서도 변방인 태국, 버마만 이겨도 난리가 났습니다. 조오련 선수가 아시안 게임 수영 2관왕을 차지하자 국민들은 조오련은 분명히, 앞으로 절대로 나오지 않을 불세출의 영웅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약관을 갓 넘긴 모태범과 이상화가 스피드 스케이팅 500미터에서 남녀 동반 우승한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동계 올림픽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하계 올림픽 육상으로 치면 100미터 종목의 남녀 최고 스프린터가 한 나라에서 탄생한 것과 같은 것입니다. 올림픽 쇼트 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은 이제 큰 뉴스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독자들이 이 글을 읽을 무렵이면 피겨 퀸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축구에서 세계 4강 신화를 만들어 내고, 야구에서는 세계 대회를 우승하고, 올림픽 수영에서도 세계 최고의 선수를 배출한 것을 보면 적어도 스포츠 분야에서는 이미 선진국의 내공을 갖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산업계에도 IT와 조선, 전자 등의 업종에는 세계 최고 상품이 수두룩합니다. 드라마와 영화 등은 한류 열품이 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 남미 등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몇몇 젊은 연예계 스타들은 국내 무대에 설 시간이 부족합니다. 학계도 과거에는 사이언스, 네이처 등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 한 편만 게재돼도 큰 기사거리였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평범한 연구원, 병원의 무명의 전공의도 국제 학술지 게재가 다반사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모든 분야에서 1등 한국, 최고의 선진국을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연일 한국을 배워야한다고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의 뜻있는 청년들은 가난과 무지에서 절망하고 있는 나라, 독재와 부조리의 늪에 빠져 있는 나라를 구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자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라가 산업화되고 민주화된 이후 젊은이들은 각자의 꿈과 목표에 온 힘을 쏟습니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컴퓨터와 모바일에 능숙한 ‘데지털 키드’가 되어 세계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비즈니스, 인터넷과 모바일, 통신업은 융합과 복합을 거듭하면서 세계인의 삶과 문화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경 없는 무한경쟁 속에서 우리의 ‘젊은 그들은’ 땀과 눈물로 내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다함없는 기백과 열정은 나라의 장래에 찬란한 빛을 던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것은 그 어떤 국가적 과제보다 우선돼야 합니다. 이들이 건강한 가치로 무장하고, 불타는 애국심으로 나라와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갖도록 키우는 데 국가는 물론 기성세대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