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사랑의 농부' 박상천 장로(서천교회)
일년 결실 이웃에 아낌없이 나눠
매년 쌀 20kg씩 60여 가정에 전달
40여년 농사 · 양계 사업에 힘써
일평생 농사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박상천 장로(서천교회·사진)는 서천 지역 내에서 ‘사랑의 농부’로 유명하다. 일년 내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가을추수가 끝나면 어렵게 거둔 결실을 아낌없이 이웃에 나누는 선행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천 장로는 40년 넘게 벼농사를 지어온 서천토박이 농사꾼이다. 17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학교도 중단하고 농사를 짓기 시작해 지금까지 농부로 한길만을 걸어왔다. 7남매의 장남인 박 장로는 가족을 위해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오직 농사에만 매달려왔다.
어린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는 ‘노력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성실하게 농사를 지었다. 그렇게 처음 1700평으로 시작한 농사는 40여년이 흐른 지금 3만5000평으로 확장됐을 정도로 그는 농부로서 성공을 거뒀다.
또한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양계도 했다. 한창 때는 닭 5만5천수를 사육했을 정도로 번창했고, 얼마 전에는 납품하고 있는 국내 유수의 업체에서 우수양계농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장로는 “농사는 정직해요. 열심히 하는 만큼 결과가 주어지죠. 또 주님이 지켜주시는데 걱정할 것 뭐 있나요. 그저 열심히 농사지어 형제들도 다 공부시고 자식들도 다 출가시켰어요. 하나님 은혜죠.”
그러나 모든 일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예기치 않게 터진 닭 전염병으로 큰 타격을 입고 휘청일 때도 있었다. “닭 전염병이 돌아 절반도 출하를 못했던 때도 있었어요. 상당한 타격이었죠. 하지만 기도하며 믿음으로 버텼어요. 지나고 나니 하나님께서 어려움을 통해 더 좋은 기회를 주시더라구요.”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도 박 장로는 좌절하지 않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닥쳐왔던 시련은 성공을 향한 이정표로 바뀌는 은혜를 체험했다. 양계사업을 반으로 줄이고 농사를 확장해 큰 수익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농사짓고 양계사업까지 하는 그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일이 고되고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농사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장로는 “좋아서 하는 일이 무에 힘들겠냐”고 답할 뿐이다. 40년 농사를 지으면서도 고된 노동의 흔적이 얼굴에 남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했다. 환한 미소를 머금은 박 장로의 모습에는 여유로움이 뭍어났다.
‘농사는 즐겁다’고 생각하는 박 장로는 추수 이후에는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간다. 추수를 마친 쌀을 손수 탈곡해 차에 싣고 동네를 순방하는 것이다. 돌봄이 필요한 독거노인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박 장로는 햅쌀을 싣고 이웃들에게 찾아갈 때 절로 휘파람이 날 정도로 행복하다고 했다.
“동네에 어려운 이웃들이 있는 것을 뻔히 알잖아요. 성경에 어려운 이웃을 돌보라고 하셨는데 외면하면 안되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감사인사는 오히려 제가 해야 한다니까요.”
쌀을 가져다 동사무소에 갖다줘도 되지만 박 장로가 직접 배달까지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혹시나 도움받는 이들이 부끄러워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을까하는 염려에서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방문해 살짝 쌀만 전하고 오는 것이다. 많은 말도 필요없다. 그저 ‘농사 지은 쌀이에요. 맛있게 드십시오’가 전부다. 이렇게 매년 20kg 씩 60여 가정에 전달하고 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도 충성해야하지만 우리 이웃도 돌아봐야 해요. 나만 잘먹고 잘살면 세상사람들과 다를 게 없잖아요. 나누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거죠.”
이런 박 장로의 성실한 삶의 태도와 신앙은 그대로 자녀들에게 이어져 현재 두 아들내외와 손주들까지 모두 서천교회에 출석하며, 교회봉사도 열심이라고 한다.
또한 박 장로는 가족들 뿐만 아니라 ‘장로’로서 성도들에게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교회봉사도 최선을 다한다. 그에게는 아무리 바쁜 농번기에도 교회가 우선이다. 또 7년째 재정부장을 맡고 있으며, 주일학교 부장으로도 봉사하고 있다.
박 장로는 “요즘 젊은 사람들도 일자리가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열심히 일하며 교회에서도 모범이 되는 장로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매일 새봄을 기다리는 설레임을 안고 사는 박 장로는 오늘도 할 일이 있음에 감사하며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