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M, 청소년 능동적 변화로 활력 일궈

BCM 시행 1년 -대구 시민교회
학생 중심 예배 · 아침묵상 모임도 운영
공과, 프로그램 등 분야별 ‘전문교사’ 제도 특징적

2009-11-28     문혜성 기자

대구 시민교회(김선일 목사) 학생회가 성장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민교회 학생회는 현재 40명 정도 출석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구지방에서 중 고등부 50명이 넘는 교회가 전무한 상황을 고려하면 시민교회 학생회 숫자는 결코 적지 않다. 관심을 끄는 것은 능동적인 학생들이 시민교회 학생회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BCM제도를 도입하고부터 나타난 변화다.

시민교회 학생회장 임하영 양은 “애들이 몰라보게 적극적으로 변했어요. 예전에는 찬양에도 관심없고 가끔 특송만 했는데 이제 참여가 늘었어요. BCM예배는 우리가 진행하니깐 책임감이 생겼달까.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22일 주일, 예배 후 학생회실에서 다과가 끝나자 시키지 않아도 책상을 정리하고 바닥을 청소했다. 아이들이 주인이었고, 아이들이 일하는 주체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 대구시민교회 학생회는 교사들의 헌신과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성장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담임목사의 세심한 돌봄과 교회의 든든한 재정지원은 학생회활동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대부분의 십대들이 그러하듯, 시민교회 학생들도 앞에 나서는 것을 쑥스럽고 부끄러워했다. 임원도 아닌데 기도순서라도 맡으면 아예 예배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랬던 학생들이 이제 BCM예배에서 제안하는 대로, 찬양과 예배 사회, 기도, 성경봉독, 광고까지 모두 맡아서 하고 있다. 이전에 ‘임원과 교사’ 중심 체제가 ‘학생중심’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예배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신앙도 확실히 성숙해져 가고 있었다. 지난 8월부터 매주 주일아침 예배시작 30분전에 고1 남학생들을 중심으로 8명이 모여 아침묵상을 시작했다. 삶이야기를 나누고 큐티집을 읽고 묵상하는 이 모임은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중 4명은 새벽기도에도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에 놀랐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주일 예배 전에 일찍 묵상모임을 갖고 있더라구요. 우리 아이들이 정말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담임 김선일 목사)

‘전문교사’ 효율성 높여
교사들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BCM을 도입하면서 ‘전문교사’ 시스템으로 교사들의 활동이 전면 수정됐다. 이전에 아이들을 돌보고, 공과도 하고, 특별프로그램도 진행했던 전통적인 교사활동이 아닌 ‘전문영역’만을 다루게 된 것이다.

학생회부장 임필수 안수집사는 BCM을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교사들의 팀을 나눴다. 기존의 담임들은 ‘공과교사’, 젊은 교사들은 ‘진행팀’, 부장과 총무는 ‘총괄지원팀’을 맡겼다. 각자 할 일을 나누고 나니 새로 적응해야 했지만, 교사들의 책임이 막중했던 BCM이 그리 버겁게 느껴지지 않고 수월하게 돌아갔다.

중1교사 김영숙 집사는 “이전에는 부수적인 것들이 많아서 공과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공과를 준비하고 아이들을 챙기는 일만 전념하게 되어 오히려 편하고 아이들과 시간도 많이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진행팀은 반을 맡지 않고 매월 진행되는 BCM프로그램 준비를 전담하며 직접 영상을 만들어 광고하는 등 열심히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진행팀 배지영 선생은 “지난 교복데이 행사는 한달전부터 교사들이 직접 교복입은 사진으로 광고물도 만들고 교회에 패션쇼 런웨이처럼 무대도 만들고 조명도 그럴듯하게 준비해 호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진행팀의 활약으로 BCM 이후 아이들은 매월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결석자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부장 임필수 안수집사는 “BCM은 뭘 할지가 계획이 되어 있다는 게 부서전담 사역자가 없는 교회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 “BCM은 30명 내외의 부서에 맞춤 적용하기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교회 청소년교회에서는 매달 첫주에 BCM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BCM에서 프로그램이 월 2회 제시되지만 시민교회에서는 월 1회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3주는 공과공부를 진행한다. 그대신 철저한 준비로 매달 첫 주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예배 설교는 담임목사가 도맡아 하고 있다.

김선일 목사는 “아이들은 우리가 준비한 것에 대하서는 확실히 호응이 좋고, 즉흥적인 것에 대해서는 호응이 적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시작하는 게 중요한데 BCM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를 제안하고 있는 점이 좋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민교회 학생회에서 BCM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은 교회의 적극적인 재정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연간  1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재정지원으로 학생회를 받쳐주고 있다.

교회의 파격적 재정지원
김 목사는 “다들 학생목회가 어렵다고 하고, 아예 관심이 없는 교회도 많아서 ‘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을 내고 있다”고 청소년교회에 정성을 쏟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시민교회에서 1년간 시행한 BCM의 양적 결실은 11월 29일 청소년 전도대회에서 드러날 것이다. 지난 두달여 기간동안 학생들이 60명의 전도명단을 놓고 기도한 결과가 어떨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대구시민교회를 통해 대구지역에 학생회가 되살아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