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 얼굴 표정

2009-10-31     정인교 교수(서울신대)

사람은 얼굴표정으로도 중요한 감정(emotions)들을 표현할 수 있다. 사람만이 갖는 많은 독특한 특성들 중 하나인 표정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만이 가지는 지성, 감정, 의지, 사랑, 인격, 신앙 등의 내부의 영적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부여된 특징이다. 인간만이 각자 독특한 얼굴들과 안면 근육의 조합을 갖는다는 것은 인간이 이 세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존재라는 성경의 기술과 일치한다.

얼굴은 이성적이고 정서적인 의사소통의 접촉점이며 마음의 생각을 드러내는 거울이다. 즉 얼굴의 표정은 그 상황에 대한 마음의 생각을 나타낸다. 따라서 말은 다르게 할 수 있어도 얼굴 표정에는 감정이 드러나기 때문에 얼굴을 통한 거짓 표현이 쉽지 않다. 설교자의 얼굴표정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설교자가 등단하여 설교를 마치고 내려올 때까지 설교자는 입으로만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로도 설교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지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설교자의 얼굴 표정은 최대한 평화로움과 안정 그리고 여유와 넉넉함과 기쁨을 드러내야 한다. 복음을 전하는 자의 표정이 복음의 기쁨과 감격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회중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설교자는 회중에게 복음을 옷 입은 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정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설교자의 표정은 온화함과 여유로움, 넉넉함 그리고 복음을 충만하게 경험한 자의 기쁨과 감격을 지녀야 한다.

둘째 개인의 감정이나 상황을 담지 말아야 한다. 목회 일정의 분주함은 많은 경우 설교자들에게 영적 육체적 피곤을 가중시키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피곤함이 얼굴표정을 통해 노출되기도 한다. 혹은 목회나 가정 등 좋지 않은 어떤 일로 불쾌한 감정으로 강단에 오를 수도 있다. 설교자도 인간이기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라도 설교자는 철저히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노출시키지 말아야 한다. 일주일동안 세파에 시달린 회중들이 위로와 평안을 얻으려 왔다가 피곤함에 절은 설교자 혹은 감정 조절이 안 되어 흥분상태에 있는 설교자를 대하게 된다면 그들은 곧 절망하고 말 것이다.

셋째, 설교의 내용과 설교자의 얼굴표정은 일치하여야 한다. 설교의 내용은 인간의 희로애락이라는 감정표현을 그 전달매체로 하기 마련이다. 부활주일 아침 ‘부활의 기쁨’을 외치는 설교자의 표정이 전혀 기쁘지 않다거나, 슬픈 내용을 이야기하는 설교자의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다면 회중은 그런 설교를 신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설교자는 다양한 감정표현의 범례(기쁨, 슬픔, 분노, 실망, 의심, 결단 등)를 정해 놓고 그에 맞는 다양한 얼굴표정을 연습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