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제12회 테마가 있는 오후예배 강연요약3

전성은 교장, '성서적 자녀교육'

2009-09-17     남원준 기자

강연일시: 9월 13일

강사: 전성은 교장(경남 거창고 교장 역임, 국가교육혁신위원회 위원장 역임)

세상을 본받지 말라는 성경말씀은 크리스천의 자녀교육에도 적용이 된다. 교육은 세상적인 힘으로도 능으로도 안 되는 것이다.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만 가능하다. 세상은 어떤 종류의 힘이든 힘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1970년 이후 우리나라의 사범대학을 중심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심은 교육철학 3가지가 있다.
첫째가 ‘전인교육’이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독재, 공산국가에서나 나올 정책이다. 전인교육은 일본의 한 철학가가 자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생각해낸 교육철학이다. 외국 교육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둘째가 교육은 ‘자아완성’이라는 말이다. 
한마디로 교육은 자아완성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가셨듯이 우리도 내 몫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게 자아완성이다.

시간을 내어 서점에 가서 교육관련 책을 보곤 하는데 베스트셀러들 대부분이 ‘성공’과 관련한 책임을 발견할 수 있다. 성공만을 강조하는 게 세상풍조다. 그러나 진정한 자아완성은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메고 가는 것이며 성공은 하나님의 목적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살면서 나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게 하나님께 칭찬받을 일이다.

TV를 틀어도 세상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얘기만 나온다. 이런 가치관에 휘둘리면 안 된다. 1970년부터 한국 교육계도 성공신화 열풍이 불어 자녀를 서울대만 보내려는 무서운 병이 들었다.        

세 번째가 ‘인재양성’이다.
이것도 세상적으로 잘 난 사람을 만들라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크리스천에게 ‘인재’란 하나님이 쓸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또 인재를 우리가 만들려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 하나님이 누구를 쓰실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수님도 의인을 부르러 오신 게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말씀하셨다. 기독교인들을 잡아들이고 스데반을 돌로 쳤던 바울을 하나님이 부르시고 전도자로 세우셨다. 이것이 은혜다. 은혜를 받은 사람만이 하나님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내가 자녀를 어떤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건 욕심에 불과하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급적 자연을 경험하고 친환경적인 삶을 살도록 노력해왔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나자 금방 세상문화에 물들어 가는 것을 보고 나쁜 문화가 한순간에 좋은 문화를 잠식한다는 걸 알았다. 10년간의 교육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거창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나중에 거창고 교사로 와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모두들 그렇게 하겠다고 말을 한다. 그런데 공부 잘하고 똑똑했던 제자들은 단 한명도 오지 않았다. 반대로 당시 예수님도 잘 안 믿고 공부도 잘 못했던 제자들이 나중에 학교를 찾아왔다. 기대했던 사람은 안 오고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오히려 학교를 찾은 것이다. 이렇듯 하나님이 쓰시려는 사람도 누가 될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 잘 난 사람 만들었다는, 교육이 성공했다는 말을 들으려는 욕심을 버려라. 하나님께 쓰임 받게 해달라는 마음만 품어라.  

자녀들에게 가장 큰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바로 부모들이다. 자식을 망치는 것도 부모다. 부모가 세상적으로 성공하고 높은 지위에 있는 아이들은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공부에 대한 부담이 크다. 일류대학 나온 엘리트 부모가 자녀들을 망치는 것도 봤다.
세상을 리드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섬기는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생활하는 곳에서, 현재의 공간에서 나의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도록 가르쳐야 한다.

지난 80년대 교장으로 재직 당시 거창고등학교 교사를 지원하려는 사람이 없어 애를 먹었다. 아침에 왔다가 저녁에 가는 사람도 많았고 한 달쯤 있다가 가는 사람도 있었다. 대개 2∼3년 하고 나면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곤 했다. 5개월간 수학선생님을 못 구해 일간지에 광고도 내고, 전단지 3000장을 만들어 뿌리고 다녔다. 교사 구하는 일 때문에 서울을 들렀다 내려가는데 서울역 근처에서 학생들이 데모하는 것을 봤다.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가운데 목숨 걸고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했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위험한 일에 나서는 학생들, 그런데 우리 고등학교는 월급주면서 오라고 해도 오지 않는 건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성령을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달았다.

자녀가 하나님께 쓰임받는 사람이 되도록 기도하라. 말이 아닌 기도의 본을 보여라. 예수믿으면 평균적으로 복을 받게 되어 있다. 내가 어릴 적 살던 마을에 110년 전 기독교가 들어왔다. 촌구석이었지만 교회가 들어와 사람들이 예수를 믿으니 마을이 변화됐다. 목사만 6명이 나왔고 우리 아버님은 미국유학까지 다녀왔다. 예수를 믿으면 자동으로 잘되게 되어있다.

하나님이 자녀를 어떻게 쓰실지 모른다. 질그릇으로도, 은그릇으로도 쓰신다. 무조건 훌륭한 사람, 은그릇·금그릇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잘못이다.

전인교육론은 크리스천들에게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말로 바뀌어야 한다. 적극적인 사고도 하나님을 위한 일을 할 때 적용된다. 불굴의 정신도 그 자체가 인격이 아니다. 내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는 방향을 인격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녀들에게 늘 기도하는 모습, 성경읽는 모습을 보여주라. 평생을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