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리모델링> 설교의 전달기법(4)
수사적 치장
설교자가 일방적으로 말하지 않고 회중을 설교에 끌어 들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의문문의 사용이다. 의문문은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킴으로 회중의 평형감각을 깨뜨리고 설교자가 제기한 사안 속으로 회중을 참여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의문문은 회중의 답변을 요구하는 직접 의문문과 당연한 사안을 의문문의 형태로 제시함으로 회중의 동의를 구하는 반어적 의문문으로 나눌 수 있다. 존 웨슬리는 이런 두 가지 의문문을 즐겨 사용한 설교자 중의 한 사람으로 어느 경우는 무려 84개의 연속 의문문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회중의 심정적 동의를 구하는 반어적 연속 의문문은 점층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회중의 대답을 구하는 직접 의문문이라 해서 반드시 회중의 입을 통한 대답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 회중이 주어진 질문을 놓고 생각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되는 것이다. 이 경우 질문을 던진 후 회중이 생각할 수 있도록 3~5초의 휴지 기법을 첨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교자들이 참조할 만한 또 하나의 수사기법으로는 심리적 관찰을 들 수 있다. 성경은 사실위주로만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세세한 내용은 생략되어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사건과 인물들 역시 다양한 생각과 상념들, 그리고 심리적 갈등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것들은 대개가 행간 속에 숨어있다. 설교자는 이 행간을 들춰내어 그 사건과 그 인물을 다시 생생하게 재건시켜야 한다. 성경에 명시적으로 나와 있지 않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개연성을 바탕으로 인물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게 되면 회중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
이 작업을 위해 설교자는 직접 자신을 그 대상 인물과 동일시하여, 즉 자신이 그 인물이 되어보아야 한다. 가령 뽕나무 앞에 서 있는 삭개오의 심리 상태에 대해 성경은 침묵하고 있지만 설교자는 신체적 핸디캡을 가진 그가 올라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을 거라는 개연성을 기초로 그의 심리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또 예수를 십자가형으로 넘겨주기 까지 빌라도가 겪었을 심리적 갈등도 설교자가 심리 분석을 통해 회중에게 전달할 때 훨씬 폭넓은 공감대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설교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사기법으로 감정이입을 들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정의의 삼 요소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을 지탱하는 것이 정적인 요소이다. 또 아무리 좋은 지적 내용이라 하더라도 정적인 터치라는 수레에 실리지 않는다면 그 생명력은 그리 신뢰할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설교자는 설교내용에 따라 희노애락(喜怒哀樂)의 감정적인 터치를 충분히 표현해 내야 한다.
감정이입 기법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설교자와 해당 인물의 동일화 작업이다. 설교자는 해당인물이 되어 그가 처한 상황을 몸으로 느껴보아야 한다. 그런 ‘동일화’없는 감정 이입은 결코 회중의 공감을 불러내기 힘들며 자칫 어색하고 인위적인 느낌만 주게 된다. 가령 골고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절규를 표현하려면 설교자가 바로 그 예수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 한다. 감정 이입 기법을 활용할 때 전달하려는 내용과 설교자의 표정 그리고 분위기가 일치해야 비로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