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성경(聖經)과 한자(漢字)

2009-07-18     김기우 목사(왕십리교회 원로)

성경과 한자는 기독교적인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표현한 말의 70% 정도가 한자로 되어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한자를 모르면 우리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따라서 생명의 양식인 성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지금 우리 주변은 한자공부의 열풍이 상당히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한자급수’ 시험장에 가보면 후끈 달아오른 그 열풍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교회는 무풍지대인 것 같아 마음이 서운하다. 최근 한글교육이 강화되면서 생활 속에서 한자는 많이 잊혀져간다. 자기 이름의 한자 표기를 못하는 청소년들이 부지기수이고 성인들도 한자를 읽지만 본뜻을 아는 이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 지성인들이 한문을 접하게 되는 현실과 함께 이들이 타 종교의 경전을 숙독하고 그 사상으로 세뇌되어 간다는 점은 우려된다. 그래서 복음을 전달하는 방법이 많겠지만 한자를 통하여 복음의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면 하나님 나라 확장에 일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경전서의 책명이 한자로 되어 있는 것이 많은데 창세기(創世記), 민수기(民數記), 신명기(申命記), 계시록(啓示錄) 등 한자를 알면 쉽게 내용을 알게 된다. 개역개정판 성경을 대하게 되면 전에 익숙하였던 한자 단어가 많이 변경되었다. 어려운 단어들을 겨우 이해할만한 즈음에 다시 번역이 되었으므로 철저히 공부해야 한다. 성경을 아무리 여러 번 번역을 해도 한자를 벗어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니 한자를 배우는 일에 소홀히 하면 안된다.

신자가 자주 암송하는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을 살펴보면 한자로 된 단어가 많은 것을 보게 된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성경을 읽게 되면 동음이의(同音異義)의 단어가 많이 등장하여 분간하기 힘든 경우도 비일비재하지만 한자를 터득하면 능히 그 내용을 구분할 수 있다.

한자는 복음증거와 기독교 문화 창달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무기인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자를 교육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기독교에 대한 배타적인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그들이 교육할 때 기독교의 구원론을 말할 수 없게 되고, 속죄론을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타 종교의 고급적인 도덕과 윤리를 찬양하고 심지어는 무속적인 글을 여과 없이 기쁘게 가르치고 배우고 있는 한자 교육현장에서 피교육자들은 자연스럽게 기독교의 복음을 멀리 하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특히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의 인구가 많다는 점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한자를 복음전달의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불과 얼마 전 우리나라의 국보 1호인 숭례문(崇禮門)이 소실됐다. 온 국민이 가슴을 치며 원통해 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숭례문은 원래 유교의 근본인 오상(五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에 의하여 만들어진 4대문의 하나이다. 유교사상을 전파하려는 목적이 숨어있는 교사는 그것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자신의 종교를 전파할 무기로 사용할 것이다.

성경에는 사람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위대한 복음이 있으며 인류에 대한 최고의 교훈의 보고이기도 하다. 우리는 한자를 통하여 교회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어린이 교육에서는 한자를 이용하여 말씀을 전달한다면 표의문자(表意文字)이므로 오랫동안 머리에 기억될 것이다.

성경에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고 하였으니 인간이 태어나서 6세까지가 우뇌의 시기라고 하는데 젖먹이 때부터 6세까지의 어린이에게 한자를 복음매체로 사용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교회마다 여름성경학교를 시작하게 된다. 복음을 전달하는 방법 중에 한자를 이용하는 교회와 교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