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나에게 성결신문은?
전 사장·편집부장·기자들의 이야기
창간 30주년을 맞아 신문 창간 때부터 신문의 발전을 위해 애썼던 전 사장·편집부장·기자 등 신문사 구성원들에게 한국성결신문에 대한 추억과 바람을 들어봤다.
권세광 목사(대사교회, 전 기자)
내가 한국성결신문에서 기자로 몸담았었던 25년 전, 당시에 성결신문은 교단의 거의 유일한 매체였다. 그만큼 자부심도 컸다. 당시 성결신문의 기자들은 보다 나은 신문을 끊임없이 고민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이 신문이 앞으로 우리 교단과 교회, 나아가 한국기독교언론 가운데 우뚝 서기를 소망했고 꼭 이루고 싶었다.
그 결과 많은 부분의 변화를 당시에 이루었는데 ‘지면의 증면, 주간발행, 전산인쇄 체제 구축’을 이룰 수 있었다. 또한 성결신문 인터넷 판인 「디지털 성결」이 이때 만들어졌으며 해외파견 취재와 기획취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성과에는 신문사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운영진과 후원회의 노력이 있었을 뿐 아니라 기자·직원들의 눈물과 헌신, 밤새워 고민하며 수고한 노력이 정말 진하게 배어 있다.
창간 30주년, 그동안 한국성결신문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이젠 교계에서도 중심언론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축적된 노하우와 자료들의 데이터베이스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를 바탕으로 한국성결신문은 보다 더 나은 ‘신문다움’을 고민하고 성결교단과 교회를 숨 쉬게 하는 ‘공기통로’가 되어야 한다. 즉 ‘어떻게 하면 교회와 교단의 여론과 동향을 자유롭게 흘러갈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숨구멍이 열려야 호흡이 된다. 생명은 숨을 쉬어야 한다.
살아있는 교단, 생명 있는 교회를 보여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한 걸은 더 들어간 깊이 있는 분석과 전망을 지면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여건과 환경으로부터 오는 제약이나 한계가 있겠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지면을 통해서 ‘그대로 보여진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지금도 여전히 한국성결신문을 사랑하며 언제나 애정 어린 눈으로 보아 주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는 것도.
유재수 장로(역촌교회, 초대 사장)
한국성결신문은 나에게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장 귀중한 신문 중의 신문이라 말할 수 있다.
1980년 봄부터 교단의 신문이 탄생하기를 소망하면서 뜻을 모아 계획표(로드맵구성)를 작성하고 기도했던 결실이 10년 만에 현실로 이루어진 사실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의 기도는 1990년 성결신문 창간의 결실을 맺었다.
10년간 기도와 간절함으로 함께한 역대 평신도 지도자들의 눈물의 기도와 물질의 헌신을 응답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남전도 회보가 발간되던 시절, 교단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선 명실상부한 교단지가 절실 했기에 뜻 있는 모든 분들이 뜻을 함께 했음을 지금도 기억에서 잊을 수 없다.
또한 오묘한 사실은 1980년대 초 본인은 신문과 연관된 아무런 전문성과도 관련이 없음에도 그 후 10여년이 흘러간 후 성결신문 운영 일선에서 책임을 맡을 수밖에 없는 평신도국장, 신문사 초대 사장 등의 직책을 맡게 됐다. 신문사 발전에 관여하게 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밖에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30주년을 맞이하여 회상해 보기는 청년으로 성장하기까지 세세연년 성결가족들의 정성어린 돌봄과 역대 중책을 맡아 수고하신 목사님 장로님 권사님 그리고 전 성결가족 모두의 돌봄이 오늘에 이른 것으로 믿고 뜨거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은 마음 간절할 뿐이다.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이경남 전도사(아름다운동행 편집장, 전 기자)
1996년 입사한 후 2009년 미국 주재 기자로 마침표를 찍기까지 한국성결신문은 내게 있어 단순한 의미가 아니었다.
한국성결신문은 나에게 시민으로서, 기독언론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게 해 준 발판이었으며, 무엇보다도 함께 동역했던 이들과의 소소하고도 때로는 치열한 ‘이야기’가 고스란히 ‘기억’으로 남아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그 ‘기억’의 자리에서 다시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과 확신을 얻었기에 나는 지금의 페이지를 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개인 차원을 넘어선 한국성결신문을 바라보며 무엇보다도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모든 인생은 기록하는 만큼 성장하고 완성되어 간다. 육신이 한 줌의 흙으로 스며든 훗날에도 기록된 분량만큼 역사에 존재한다.” - 책 <기록형 인간> 중에서
한국성결신문을 만들면서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노라면 가슴이 뻐근할 정도로 울림을 주었던 사람들…. 그래서 누군가는 그 인생을 기록하고, 물려주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통해 우리는 자기를 돌아보아야 한다.
한국성결신문이 소속된 이들에게는 ‘기억’의 힘을 줄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길, 또한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성결인 들의 이야기를 찾아 ‘기록’하여 다음의 이야기를 쓰게 되길 바란다. 모두가 낙심할 때 분명 다음의 페이지를 쓸 수 있다고 소망의 독려를 해줄 수 있는 매체가 되길 부탁한다.
고석현 목사(간석제일교회, 전 편집부장)
나에게 성결신문은 교단 사랑의 출발점이다. 내 나이 20대에서 30대 초반, 그러니까 1990년대를 신문사에서 일했으니 나에게는 매우 뜻깊은 일이었다.
초창기 신문은 매우 열악했다. 처우는 열악하고, 밀려오는 업무량 때문에 제때 퇴근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하지만 어려움은 격주 발행에서 주간발행으로, 지면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변화와 발전의 기쁨도 경험하는 기회였다. 이 어려움 가운데서 작은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일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제 어느덧 신문 창간 30주년을 맞이했다. 창간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신문사에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 우선은 성결신문은 긍정적 언론의 사명을 위해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주변의 비난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의롭고 공평한 신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한다. 그럴 때, 하나님의 영광과 공의를 실현하고 총회의 건전한 발전과 교회의 부흥을 위한 정론이 될 것이다. 개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의 가까운 이웃이 될 것이며 신앙으로 힘쓰며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언론사 경영과 제작의 전문성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인사와 경영의 특성화에 더욱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 시대는 흐르고, 끝없는 변화가 요구된다. 언론의 생명은 균형 감각이다. 신문은 성결 교단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주도해야 한다.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아파하고 진단하고 격려해야 한다. 하여 시대를 이끄는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바래본다.
백상현 집사(국민일보 종교부 기자, 전 기자)
나에게 있어서 한국성결신문은 고향집과 같은 곳이다. 타 교단지와 다른 특장점이 있다면 교단뿐만 아니라 교계의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교단의 신문인 ‘한국기독공보’나 ‘기독신문’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음을 신문 출신으로 늘 느끼고 있다. 그래서 창간 30주년을 맞은 한국성결신문에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주간신문이다. 단발성 기사로 ‘채우기’보다 사안에 대한 심층적이고 깊이 있는 분석, 대안 제시는 필수다. 이슈에 따라선 2~3개 면을 과감하게 펼쳐서 소개할 수도 있다. 일례로 코로나19 방역매뉴얼이나 신천지 대책 지침 등 목회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시해준다면 분명 그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둘째, 교단이다. 신문의 정체성은 교단의 건강성과 발전에 유익을 줘야 한다. 교단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이슈 속 한국성결신문이 나아가야 할 원칙은 한국의 건강한 중형교단인 성결교의 정체성, 건강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교회 개척 후 자립을 이룬 건강한 목회자를 찾아내고 그들의 목회철학을 1~2면에 걸쳐 소상히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되는 목회’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목회' ‘사람이 변하는 진짜 목회’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셋째, 기독교 언론이다. ‘기독교’보다 ‘언론’에 방점을 찍고 싶다면 일부 인터넷 언론처럼 교계의 치부를 드러내면 된다. 하지만 교단에 뿌리를 둔 신문이라면 최소한 교단과 교계에 따스한 시선을 갖고 건강한 대안을 제시하는 품격을 갖고 있어야 한다.
50년 뒤, 100년 뒤 후손들이 ‘자랑스러운 교단 역사에서 꼭 필요한 지침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했던 신문이었다’고 평가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금 예수 생명을 신문에 담는 작업에 동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