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2호> 제 멘토가 되어 주시는 노(老)목사님께...
▨… “제 멘토가 되어 주시는 노(老)목사님께 전화로 평안하셨어요?라고 여쭈면 한결같은 답을 주십니다. 목사는 평안하면 안되는 사람입니다라고. 아마도 개척에 매달려 있는 제가 소망을 땅에 두고 오늘의 평안을 탐할까 걱정되어 저를 경성시키려는 말씀인 줄 압니다.” 작은교회목회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우수상 수상자 박상철 목사(큰사랑교회)가 밝힌 수상소감의 서두부분이다.
▨… “제가 개척한 교회에는 어른, 어린이 합해서 십오, 륙 명이 모입니다. 오늘 상을 받으려고 아이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왔는데…” 총회장이 ‘이장 목사’라고 소개한 최인석 목사(옥토교회)는 말을 잇지 못하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러다가 “숫자보다는 작은 무리 속에서 큰 소망을 발견합니다”라는 소감(?)을 비명처럼 쏟아냈다.
▨… 개척교회 목사들의 희망, 그 구체적 내용은 무엇일까? 일백명 쯤 모이는 예배처를 꿈꾸는 것일까, 아니면 자립이 가능한 일년 예산을 계산해 보는 것일까. 아니었다. 작은교회목회수기 공모전에 응모한 목사 중에 어느 누구도 자신의 희망을 교인 수나 예산으로 나타내지 않았다. 교회 안에서의 사역에 교회 밖의 사역을 더하려 한다거나 어린 영혼에게 떡볶이와 함께 말씀을 먹이려 한다고 조금은 고개를 갸웃해야 할 내용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 프랭클(V.Frankl)과 그의 가족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벌거벗긴 채 몸의 털은 다 깎이는 수모를 당했다. 오래지 않아 부모와 형제, 그리고 아내까지 모두 가스실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래도 그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한 나는 죽지 않는다”고 자신을 향해 짐승처럼 울부짖었다.(V.프랭클, ‘의미를 찾는 인간’) 그 희망으로 살아남았고 마침내 역사를 향하여 아우슈비츠와 다카우를 증언할 수 있었다.
▨… 프랭클의 체험에서 보면 ‘희망이 그 사람의 삶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자립교회를 이뤄낼 희망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요즘의 개척교회 현실에서 개척목사들은 어떤 희망으로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을까. 남들은 모두 고개를 갸웃하더라도 ‘도래하는 하나님 나라’(J.몰트만)를 기다리는 희망으로 버티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 나라를 향한 그 십자가의 길을 모든 개척 목사들이 한결같이 버티며 갈 수 있겠는가. 그 버팀에서 성령의 역사가 확인되는 작은교회목회수기 공모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