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원영 목사의 ‘영원한 전도자, 하나님의 사람 문준경’
다시 보는 섬마을 순교자 문준경
교단의 대표적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의 생애와 사역을 후손이 직접 증언한 책이 발간돼 주목된다.
정원영 목사(제일교회)는 최근 ‘영원한 전도자, 하나님의 사람 문준경’을 펴냈다. 정 목사는 문준경 전도사의 남편 정근택 씨의 4대 손으로 “문준경 전도사에 대한 기록 중 오류가 있음을 알게 돼 이를 바로 잡고자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정 목사는 “책 집필을 위해 압해도와 목포를 수십 번 오가며 문준경 전도사님과 함께 사역했던 분들을 직접 인터뷰 해 당시의 역사를 글로 남겼다”고 부연했다.
책은 ‘인고의 세월’을 시작으로 ‘새 생명’, ‘복음 들고 나선 길’, ‘온몸으로 맞은 교회와 민족의 수난’ 등 총 4부로 구성되었다. 문 전도사의 어린 시절부터 결혼생활, 회심과 전도, 순교까지의 생애와 사역을 주변인들의 증언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문준경 전도사와 남편 정근택 씨의 관계이다. 흔히 문 전도사가 남편 정근택 씨로부터 버림을 받고 핍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원영 목사는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저자 정 목사는 “두 분은 10여 년을 서로 사랑하며 살았지만 둘 사이에 아기가 생기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후처를 들이게 되었다”며 “이분들의 관계가 좋았다는 것은 첫째 딸 정문심과 당시 이웃에 살고 있던 성장금 씨 등이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의 주장에 따르면 후처를 들이는 것은 문준경 전도사의 제안이었다. 10여 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자 “나는 내 길을 가고 남편은 남편의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정근택 씨의 집안에서도 후처를 들이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고 한다. 문 전도사의 효심이 너무 깊었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 말고는 흠잡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준경 전도사의 반복된 간청 끝에 후처를 들이게 되었고 후처인 소복진 씨가 첫째 딸 정문심을 낳게 되었다. 정원영 목사는 “소복진 씨가 낳은 큰 아이의 이름을 ‘문준경의 마음’이라는 뜻의 ‘문심’으로 지을 정도로 문 전도사에 대한 마음은 각별했다”며 “문 전도사도 직접 아이를 받는 등 자신이 직접 낳은 자식과 다름없이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 정원영 목사는 정근택 씨가 등선리 땅과 집을 문준경 전도사에게 넘겨준 일과 소복진 씨와 문 전도사가 형님, 동생으로 지냈던 일들을 수록하며 관계가 돈독했음을 주장했다. 정 목사는 전 총회장 이만신 목사의 자필 편지와 1943년 광주지방법원 형사재판 소송기록을 수록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밖에 문준경 전도사의 신학교 시절과 증도에서의 사역 등을 생생히 실어 문 전도사가 외쳤던 십자가 복음의 역사를 증언했다.
정원영 목사는 “순교자 문준경은 남편에게 사랑을 받은 여인이었고 그런 여인이었기에 더 깊고 크게 영혼을 사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문준경 전도사에 대한 진실된 평가가 다시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